도움말

특정한 물체의 불특정한 정체 : 도널드 저드의 예술-상품

The Unspecific Identity of Specific Objects : Donald Judd’s Art-Commodity
미술사학보 제24호, 2005.6, 145-176 (32 pages)
인용정보 복사
Quick View Quick View
구매하기 6,000원
인용하기
이용수 : 978건
피인용수 : 0건
분야내 활용도 : 2%
자세히 보기 >

· 이용수 : 2010년부터 집계한 원문다운로드수

· 피인용수 : DBpia 논문 가운데 해당 논문을 인용한 논문수

· 분야내 활용도 : 최근 24개월간 DBpia 이용수를 기준으로 산출 / 0%에 가까울 수록 활용도가 높고, 100%에 가까울 수록 활용도가 낮음

초록
이 연구는 ‘특정한 물체(specific object)’로 일컬어져 온 도널드 저드 작품 이면의 ‘불특정한 정체(unspecific identity)’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그의 작품이 물체(object)라기보다 물체성(objecthood)을 지향하는 예술작품이며, 그의 전시공간은 기존제도를 넘어서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 제도에 공모한, 또는 제도비판(institutional critique) 자체가 제도화되는 역설을 내장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하나 뒤에 또 하나(one thing after another)”라는 그의 유명한 경구처럼, 규격화된 박스 형태가 반복된 그의 작품은 대량생산된 공업생산품과 같다. 산업재료에 의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제작의 과정 또한 기술복제 시대의 생산 시스템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그리하여 저드의 작품이 지향하는 지점은 ‘사물 그 자체’라는 즉물주의(literalism)의 극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작품을 대면하게 되면 다양한 일루젼들(illusions)과 그로 인한 얼루젼들(allusion)을 떨쳐버릴 수 없게 된다. 사각형의 규칙적인 배열이 만들어내는 원근법적인 일루젼이나 미묘한 색채관계가 만들어내는 시지각적 효과는 물질을 초월한 영역 또는 고도의 정신적 내용까지도 암시한다. 그는 물체가 아닌 ‘물체로서의 작품’을 만든 것인데, 그것은 예술만을 지칭하는 모더니스트 ‘작품’과 달리 예술과 사물을 모두 지칭함으로써 그 둘 간의 차이(difference)를 적극적으로 가시화하고 따라서 미학적 가치와 상품적 가치를 동시에 확보한다.
저드의 전시공간은 그 물리적 현존성을 드러냄으로써 예술이 제시되는 공간을 새롭게 제안하는데, 따라서 그것은 모더니즘 미술의 디코럼(decorum)이었던 화이트큐브에 대한 비판의 제스쳐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선명한 원색 또는 금속성의 박스들이 번쩍이며 서로를 반사하는 드넓은 전시장은 일상 환경에서와는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관람자 주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시지각적 자극이 퍼부어지는 그 공간은 일종의 ‘초공간(hyperspace)’인데, 여기서 경험하는 표피적이고 몰개성적인 도취감, 즉 ‘유포리아(euphoria)’는 순간적으로나마 삶의 총체성으로부터 분리된 것이라는 점에서 모더니스트 예술 유토피아에서의 시각체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그의 공간은 제도비판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제도 안에 있는 셈이다.
미술관을 물리적으로 벗어난 경우마저 제도공간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같은 근거에서다. 그가 텍사스 사막 한가운데 동떨어진 마을 마파(Marfa)에 작품을 설치한 것은 제도로부터 문자 그대로 멀리 떨어진 오지에 영구 설치함으로써 제도비판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마파설치 또한 삶의 구체성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경험을 제공하는 점에서는 제도미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유하는 듯 무게감을 잃은 거대한 알루미늄 박스들은 번쩍이면서 서로를, 외부의 풍경을, 그리고 그 속을 거니는 관람자들을 반영하면서 끊임없이 다른 정경을 연출한다. 나아가, 그것을 오지의 평원에 위치시킴으로써 상품적 세계를 보상하기 위한 유토피안 제스쳐가 오히려 더 극대화한 예로 볼 수 있다. 전적으로 예술가에 의해 그 장소가 선택되고 작품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지, 보수될 것을 의도한 이 설치는 예술의 성전이며, 막막하고 메마른 사막을 자동차로 몇 시간 달려온 관람자는 그 신성한 예술에 경배하는 순례자이다. 세속으로부터 격리된 ‘다른’ 공간인 저드의 설치공간은 반 미술관을 지향하는 미술관, 제도를 비판하는 제도공간이라는 역설적 공간이다.
이와 같은 저드 작품의 복수적 정체는 그것이 예술로서도 상품으로서도 어필하는 좋은 조건이 된다. 그것은 예술과 상품이 수렴하는 후기 자본주의(late capitalism) 시대 미술의 표본이다. 자본주의가 궤도에 오르게 되면, 예술과 상품이 형태나 재료, 가공의 방식 뿐 아니라 유통의 공간도 공유하고, 따라서 가치의 기준도 접근하는데, 저드의 작품은 이러한 예술에 대한 당대의 기대에 부응한다. 예술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복수적 정체가 그것을 예술 또는 상품이 아닌 양자 모두를 지칭하는 다성적 코드로 기능하게 하고,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의 허리인 중산층의 예술에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그들의 후원과 구매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결국, 저드의 작품은 후기 자본주의라는 맥락을 반영하고 또한 그것에 공모함으로써 시대가 요구한 ‘예술-상품 만들기’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가 되었다. 그것은 잘 팔림으로써 예술이 되었고 예술이 됨으로써 잘 팔렸다. 저드의 당대성은 이렇게 자본주의와 그 근간인 산업주의 패러다임 속에서 예술을 실천한 점에 있다.

Known for his invocation of the term “specific objects,” Donald Judd produced works of art that concerned themselves with objecthood rather than the object. His efforts sought to overcome already-established institutions, yet in an ironic twist, they helped to sustained those very institutions that he attempted to critique. The notion of institutional critique itself became an institution, generating an internal paradox which begs the issue of the unspecific identity of Judd’s “specific objects.”
Like his well-known catchphrase, “one thing after another,” the regulated, repeated seriality of Judd’s boxes elicits an immediate comparison to mass-produced, manufactured objects of industry. Factory-made and comprised of industrial materials, the works perfectly follow the system of production characteristic of an era of technological reproduction. The intention of his works is that of a literalism that directs itself to the notion of the object “as it is.” Should one directly encounter his works in a physical, concrete way, one becomes inundated with an array of illusions, and its byproducts of allusions. The orderly arrangement of quadrilateral forms induces the perception of a perspectival illusion; the subtle relationships of color generate optic and haptic effects. Both phenomena imply a realm beyond that of the object, or in other words, they suggest the presence of deep psychological content. Judd, who made “objects as works” rather than objects as objects, refused the modernist label of the “work of art” with all its attendant implications of high, or fine art. He actively magnified the difference between the object and the work of art in order to simultaneously expound upon the notions of aesthetic value and commodity value.
Through the revelation of their existence in the physical world, the exhibition spaces of Judd offered another possibility for presenting art. These spaces, however, were also a gesture of critique directed towards what was considered decorum for modernist art: the exhibition space as ‘white cube’. Such difference notwithstanding, the bright solid hues and reflective shimmer of the metal boxes made for an experience not to be had in the world of the everyday. To the viewer, the space became a hyperspace, a domain of visual stimuli not controllable by the viewer’s own abilities. In this way the exhibition space caused a kind of rapture, or ‘euphoria’ at once momentary and separate from the entirety of life; in this way, Judd’s constructed space was not particularly different from the visual experience presumed within the notion of a modernist ‘utopia’ of fine art. As a result, Judd’s exhibition spaces remained within the confines of the institution despite its aspirations for institutional critique.
The same predicament applies to spaces outside the museum as well. The most famous among these was the installation at Marfa in the Texas desert. Yet as with the indoor exhibition space, it too offered an experience that removed the viewer from the concrete specificity of real life. On this point, there was no particular difference from art made in, and art made for, the institution. As if weightless, an enormous mill aluminum boxes glitter under the Texas sun. With their reflective surfaces, the boxes continuously show different panoramic sights - of the immediate landscape, and of the viewers who look at, and into their mirrored sides. One can say that the work’s location in a vast plain amounts to an attempt to recuperate the work from a world of commodification. The work is a utopian gesture magnified to a much higher power by virtue of its remote setting.
For this work, Judd the artist himself selected a place for exhibition, a place chosen only for preserving the work, a place akin to a shrine for art. Set in the midst of a bleak and barren desert, a place reachable only after an exhausting car trip of several hours, the work at Marfa becomes a holy place in and of itself, and the viewer is its humble worshipper. Herein lies the paradox of Judd’s space of exhibition: the site at Marfa too became an act of institutional critique that eventually became an institutionalized realm.
From these multiple identities attributable to the work of Donald Judd, one can also discern their double appeal as art work and as commodity. His work is a model of art in the late capitalist period that collapses art and commodity together. When embarking on the trajectory of capitalism, one approaches the standards for ascertaining value. Art and commodity share not only form and material, even mode of manufacture, but also spaces of exchange. Seen in this way, Judd’s works live up to the expectations set aside for art at the time his works were made. Multiple identities, freely traversing between the internal and external factors of art, enable the realization of a multivalent code and satisfy the demands of the bourgeois, capitalism’s primary constituent. In meeting their needs, the work of multiple identities secures their support and their formidable purchasing power.
Judd’s work inevitably mirrors the system known as late capitalism, but even more so because he contributes to its perpetuation. Rephrased, one might say that his work successfully exemplifies the project of creating both art and commodity. The work sells well, thus becoming art, and the work becomes art because it sells well. From this reciprocity, it might be said that the contemporaneity of Judd is a direct result of his practice arising within the paradigm of capitalism and its foundations of industrialization.

목차
Ⅰ. 여는 글 : 저드가 만든 것은 단지 ‘상자’인가?

Ⅱ. 후기자본주의 시대의 예술-상품

Ⅲ. 저드 작품의 모호한 정체

Ⅳ. 닫는 글

주제어 Key Word

참고문헌

국문초록

Abstract
참고문헌 (14)

현재 논문의 참고문헌을 찾아 신청해주세요!

  1. , 1994 , Donald Judd in Retrospect : 5 ~ 17

  2. , , Art in America : 114 ~ 118

  3. , 1999 , The Museum of Modern Art Saitama; The Museum of Modern Art

  4. , 2000 , Donald Judd Colorist

  5. , 1997 , Judd's Specific Objects : 131 ~ 151

  6. , 19661968 , Questions to Stella and Judd

  7. , 1988 ,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 17 ~ 144

  8. , 2000 , Allusion and Illusion in Donald Judd : 211 ~ 214

  9. , 1997 , The Cultural Logic of the Late Capitalist Museum : 427 ~ 441

  10. , 1991 , Overcoming the Limits of Matter American Art of the 1960s : 122 ~ 141

  • 처음
  •  
  • 이전
  •  
  • 1
  •  
  • 2
  •  
  • 다음
  •  
  • 마지막
인용된 논문 (0)

알림서비스 신청하고 '인용된 논문' 정보를 메일로 확인 하세요!

해당 논문은 인용된 논문 정보가 없습니다.

제 1 저자의 다른 논문 (15)

윤난지 식별저자 저자의 상세정보를 확인해 보세요.

  • 처음
  •  
  • 이전
  •  
  • 1
  •  
  • 2
  •  
  • 다음
  •  
  • 마지막
권호 내 다른 논문 (10)

미술사학보 제24호 의 상세정보를 확인해 보세요.

추천 논문 (10)

DBpia 추천논문과 함께 다운받은 논문을 제공합니다. 논문 초록의 텍스트마이닝과 이용 및 인용 관계 분석을 통해 추천해 드리는 연관논문을 확인해보세요.

DBpia 추천논문

더 많은 추천논문을 확인해 보세요!

함께 다운받은 논문

지표

이용현황

· 이용수

· 이용순위 상위 Top3

자세히 보기 >
No 상위 이용이관 이용수
1 홍익대학교 106
2 이화여자대학교 99
3 서울대학교 99

활용도

· 활용지수

· 논문의 활용도 추이 (주제분야 기준)

자세히 보기 >

: %

2016-09
2016-10
2016-11
2016-12
0
20
40
60
80
100
  • 0%
  • 20%
  • 40%
  • 60%
  • 80%
  • 100%

피인용수

검색결과 미리보기
상세정보
저작권 정책

누리미디어에서 제공되는 모든 저작물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으며, 누리미디어는 각 저작물의 내용을 보증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단, 누리미디어에서 제공되는 서지정보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로, 사전 허락 없이 임의로 대량 수집하거나 프로그램에 의한 주기적 수집 이용, 무단 전재, 배포하는 것을 금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저작권법 및 관련법령에 따라 민, 형사상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