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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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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민속학회 비교민속학 比較民俗學 第74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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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현재 한국사회는 지구 곳곳에서 먹거리를 수입하는 소비처이지만 식민지시기만 하더라도 조선은 곡물, 특히 쌀을 일본으로 대량 이출하는 공급처였다. 식민지시기 쌀 소비와 곡물 소비에 대한 기존 연구는 전국 단위 통계를 이용한 곡물 소비의 경향성 파악, 지역에 따른 곡물 소비의 차이 등을 밝혔다. 다만 경제력 차이에 따른 곡물 소비양상과 경제 구조의 변화와 문화 사이의 관계, 특히 쌀의 상품화와 식민지 조선 사회의 쌀에 대한 인식 사이 관계성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는 쌀의 상품화라는 경제적 변화와 식민지시기 제국 - 식민지라는 정치 · 사회적 변화로 인해 식민지 조선 농가의 곡물 소비가 어떻게 변화하고 이 변화가 곡물, 특히 쌀의 문화적 의미와 실천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식민지시기 곡물 소비 관련 통계를 보면 1910년대 초부터 1936년에 이르는 시기까지 1인당 곡물과 쌀 소비량은 분명 감소 추세였고 전체 곡물 소비량에 있어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줄었다. 그렇지만 통계는 말 그대로 경향성을 나타낼 뿐 실제 식생활과 괴리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실제 곡물 소비는 지역, 경제력, 성별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데 지역에 따른 곡물 소비양상 차이가 식민지 이전부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장기지속’적 요인이라면 식민지시기 곡물 소비의 특징적 변화는 상품화된 조선미가 대량으로 일본으로 이출되었다는 것이다. 조선미의 대량 이출은 식민지 조선에 있어서 곡물 소비, 특히 쌀 소비에 있어서 경제력의 차이를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1920~1930년대 식민지 조선 내 경제적 양극화를 고려할 때 식민지시기 1인당 쌀 소비량 감소라는 사회 현상은 경제력이 약한 자소작농, 소작농, 도시 빈민에게 더욱 현저히 나타났을 것이다. 그렇지만 식민지 조선의 경제력이 낮은 사람들에게도 쌀은 각종 의례와 일상 속 중요한 때 꼭 필요한 음식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의 쌀 소비는 더욱 ‘특별한’ 시기, ‘특별한’ 사람, ‘특별한’ 사건에 한정해서 쌀을 사용하는 문화적 실천으로 변화했다. 결과적으로 쌀은 많은 식민지 조선인의 일상에서 멀어졌고 일상식사 속 쌀의 결핍은 하나의 집단기억으로 남아 향후 한국사회의 식량정책에 큰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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