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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본 연구는 한국전쟁기 휴전 회담 가운데 〈휴전 협정 초안 단어와 번역에 관한 참모장교 회의〉에 기록된 유엔군과 공산군의 대화를 바탕으로 ‘Korea’ 번역 논쟁을 재구성해 보았다. 이 회의에서 유엔군은 ‘Korea’를 ‘HANKUK’으로 표기하고자 했고, 북한군은 ‘CHOSON’을 주장했다. 이는 ‘Korea’에 대응하는 토착지명의 번역 문제이기도 했으며, ‘조선/한국’이라는 국호와 ‘조선어/한국어’라는 국어의 지위를 대외적으로 공식화하는 것이기도 했다. 또한 북한군 대표는 유엔군이 제시한 한국어와 조선어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며, 언어적 차이를 부각시켰다. 그 결과 휴전 회담 중에 ‘Korean’은 ‘Our Korean’과 ‘Your Korean’으로 나눠지고, 두 언어의 차이를 명시적으로 구분하기에 이른다. 그 가운데 가장 논쟁적인 부분이었던 ‘Korea’가 어떻게 번역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본 연구는 북한과 한국에 공개된 휴전 협정문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영문본에서 ‘Korea’ 지명은 북한에서 공개한 [조선문]에서는 ‘조선’으로, [국문]에서는 ‘한국’으로 번역되었음을 확인했다. 이때 ‘Korea’를 ‘조선’으로 번역할 때와 ‘한국’으로 번역했을 때 지리적·정치적 의미가 달라지면서 맥락이 바뀔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 지명 번역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각자 선호하는 번역어를 적용하다 보니, [조선문]에서는 조항이 미치는 지리적 범위와 정치적 공간을 북한에 집중시켰다면, [국문]에서는 한국에 국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따라서 휴전 협정에 대한 다양한 논의에는 휴전 협정문의 언어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들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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