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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저널정보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한국근현대미술사학 한국근현대미술사학 제4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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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본고는 수구적 성향의 유학자이자 서화가인 차강 박기정(1874~1948)이 나라를 빼앗긴 망국의 상황에 대처한 방식과 시대적 상황이 박기정의 회화 창작에 미친 영향을 매화도란 화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본고는 먼저 박기정의 가계와 가학적 전통을 파악하고 생애를 재고찰하였다. 박기정의 조부와 부친은 홍직필, 기정진 등 구한말 대표적 성리학자의 문하에서 공부한 유림이었다. 기존에 알려진 유인석 문하에서의 의병 생활 외에도, 경북 성주의 유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승희(1847~1916)와도 돈독한 관계를 맺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구적 유학자 가문 출신의 박기정은 1901년 부친과 함께 강원도로 돌아와 평창에 자리잡은 후 일제강점기 내내 중앙서화계와 거리를 두고 강원도에 은둔한 채 묵객으로 활동하였다.
    박기정은 전통적 매화 화풍과 서예적 필법에 바탕을 둔 본인만의 매화 화풍을 구축하고 발전시켜 나갔다. 박기정 매화도는 부러지거나 기이하게 뒤틀린 매화 줄기, 거침없이 뻗어낸 필의 운용, 비백과 파묵 등 먹의 번짐 효과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강한 농담의 대비를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화풍은 조희룡이 용과 뱀의 기세로 제작한 매화도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조희룡의 매화도가 감각적·심미적 경향이 강조되고 매화의 상징성이 약화된 반면, 박기정의 매화는 굳센 필치로 혹독한 환경에도 굴복하지 않고 작은 꽃을 피워낸 매화의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해 역경에도 굴복하지 않는 지조와 충절과 같은 매화의 상징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매화도는 근대기 강원도에서 의식적인 은둔의 삶을 살며 철저히 야인으로 일제강점기를 살아간 유학자이자 서화가의 수구적 회화 세계를 알려주며,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근대기 매화도의 또 다른 양상을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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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CI(KEPA) : I410-151-25-02-092229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