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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본 연구는 현대 한국사회의 공적 질서의 기초를 이루는 가치들인 자유, 평등, 권리 개념이 1880년대와 90년대 개화파 지식인들에게 수용되고 사용되는 맥락을 조명한다. 19세기 서양과의 전면적 대면 이후 수용되는 새로운 가치 개념들에 대한 연구는 서양 개념의 중국과 일본에서의 '번역'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당시 한국에의 수용의 내적 맥락은 체계적으로 분석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첫째, 이들 개념들이 개화파 지식인들에게 이용되는 맥락을 조명한다. 당시 개화파의 새로운 공적 가치들에 대한 주목은 무엇보다 당시 한국 사회의 내적 필요와 연결되어 있었다. 영미사회를 모델로 하여 국가의 부강을 이루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권이 더 확장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사회의 악풍(惡風)과 악속(惡俗)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유와 평등 가치의 강조가 필요하였다. 다음으로 본 논문은 自由, 平等, 權利가 영어의 liberty/freedom, equality, 그리고 rights의 번역어로 살아남게 된 맥락을 분석한다. 세 한자어는 번역어로 새로 조어된 어휘들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아시아의 한자어 속에 존재해 왔다. 그리고 영어의 세 어휘가 가지는 관념을 그 속에 내재하고 있었다. '自由'는 '자유롭다'는 관념을 가졌고, '權利'는 rights의 '능력'의 의미를 '權' 자 속에 포함하고 있었다. 심지어 '平等'은 equality의 직접적 의미를 가지는 전통적 어휘로서 나중에 소환되었다. 이 점에서 자유와 권리 관념은 서양근대사상에서 전파된 것이라는 견해는 오래된 편견일 뿐이다. 서양 개념의 번역과정은 내적인 관념과 어휘가 의미를 확장하고 보편적 가치로 발전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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