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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에코 챔버는 필터 버블과 더불어 최근 미디어·정치 상황에서 많이 등장하는 가설적 개념이다. 그러나 많은 유행 개념들이 그렇듯이 에코 챔버 역시 개념에 대한 정의도, 실재 여부에 대한 증명도, 병폐성에 대한 합의도 그렇게 확고하지 않다. 이를 이론이라 한다면 이렇게 허술한 이론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연구의 양은 ‘체계적 문헌 리뷰’가 여러 차례 쓰일 정도로 엄청나게 많다. 연구자들의 출신도 다양하고, 방법도 새롭다. 컴퓨터·데이터과학의 다양한 기법들이 동원되는 컴퓨테이션은 에코 챔버를 지금의 지위로 만들었다. 개념·증명여부·방법론을 분석한 이 글의 전반부는 이 과정을 추적한다. 결과는 컴퓨테이션이 증명한 네트워크 효과는 에코 챔버의 전제인 군집화를 확인하는 데 그쳤고, 일부 수용자를 과잉 대표하게 만들었다. 또 많은 연구는 특정 플랫폼에 집중해 소셜 미디어 전체로 일반화하는 데 문제가 있었고, 측정 방식 또한 일관되지 않거나 범위가 협소했다. 마지막 미국이라는 공간적 한계 역시 일반화된 이론으로 발전하는 데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런 비판론이 에코 챔버의 가정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이는 에코 챔버론이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된 대립을 보이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정보와 의견 편향을 적시하는 직관적 타당성을 갖기 때문일 것이다. 후반부는 이런 에코 챔버의 논의 구도를 보다 폭넓게, 또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대안적 컴퓨테이션 사회과학’을 살펴보고, 이의 일환인 질적·혼합적 방법의 대안적 가치와 한계를 제시한다. 질적·혼합적 방법은 가치에 비해 사례는 희귀할 만큼 적다. 그러나 에코 챔버의 병폐로 꼽히는 양극화나 적대적 음모론이 강해질수록 사회적 맥락과 정체성에 주목하는 이 방법의 필요성도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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