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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정보
(숭실대학교)
저널정보
우리문학회 우리문학연구 우리文學硏究 제8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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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황석우는 1910~20년대 한국 근대시 형성기에 활동한 시인이자 편집인이며, 서구 상징주의와 아나키즘 사상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문인이지만, 그의 사상적 배경과 시 작품 사이의 긴밀성은 비교적 소홀히 논의되어왔다. 본 연구는 황석우 시에서 핵심적으로 등장하는 ‘靈’(영혼)과 ‘自然’(자연)이라는 시어가 그의 근대적 자아의식과 문학적 태도에 따라 어떻게 변주되었는지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둔다.
    그의 시에서 ‘靈’은 개인적 자아의 기표 혹은 그가 지향하는 미적인 실존을 가리키는 어휘로 사용되는데, 흥미로운 것은 1921년 초부터 ‘靈’을 비롯한 영혼과 관련된 어휘들에 상징주의와 아나키즘이라는 상이한 사상이 동시에 내포되곤 한다는 사실이다. 최초로 조선 문단에 작품을 발표했던 1919년에는 분명히 그것은 보들레르적인 상징주의 미학과 관련되어 있으나 1921년 초를 전후로 ‘靈’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집단적 자아의식과 현실 변혁의 기표로 변화하였다. 이것은 황석우가 의도적으로 ‘靈’이라는 단어를 중층적이거나 모호한 기표로 활용함으로써 서구 사상을 자유롭게 전유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한편, ‘自然’은 황석우의 시에서 ‘靈’으로 표상되는 미적 주체가 활동하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自然’은 단순한 자연 경관이 아니라, 인간을 가르치고 인도하는 존재로 형상화되며, 시인이 꿈꾸는 이상적 세계를 반영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는다. 특히 그의 유일한 시집인 『自然頌』(1929)에서 ‘自然’은 사회적 계몽과 조화의 상징으로 사용되며, 인간이 자연의 질서 속에서 완전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담고 있다. 『自然頌』의 서문에서 밝혔듯, 여기에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던 결핍 의식과 이후 정치가가 되기를 꿈꿨던 바람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결국 ‘靈’과 ‘自然’이라는 시어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상징주의나 아나키즘의 수용을 넘어서 계몽가로서 자신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지향이 선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본 연구는 이 두 시어가 황석우의 근대적 자아의식 표현에 핵심적인 시어였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황석우의 문학이 단순한 서구 문예사조의 수용을 넘어 조선의 근대적 주체 형성과 식민지 지식인의 자아 탐색이라는 맥락에서 읽혀야 함을 밝히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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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CI(KEPA) : I410-151-25-02-093046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