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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세네카의 『분노에 관하여』는 전반부 이론과 후반부 치료라는 두 축으로 구분된다. 둘 가운데 치료가 본 저술의 목적으로, 이론은 치료에 기여하는 한에서만 언급된다. 이에 따라 본고는 세네카의 치료적 목적에 입각하여 이론의 절정인 2권 4장의 분노의 세 움직임을 고찰한다. 세네카가 세 움직임을 통해 규명하는 치료의 주체는 둘째 움직임을 지배하는 완강하지 않은 의지이다. 이 의지는 ‘내가 해를 입었으니 복수해야 한다’는 명제를 형성하되, 이에 아직 동의하지 않은 숙고적 의지이다. 이 그릇된 명제에 동의하면 분노는 즉각 촉발되니, 세네카가 제안하는 예방책은 올바른 판단을 개입시켜 둘째 움직임을 중절하고, 이로써 분노를 방지하는 것이다. 다른 두 움직임도 세네카의 치료적 목적과 연관된다. 첫째 움직임은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여기서 이성이 개입할 수는 없으나, 감정의 초기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는 습관을 통해 약화시킬 수 있다. 반면 셋째 움직임은 위 명제에 동의하면서 촉발된 분노가 지배한다. 완강한 분노는 완강하지 않은 의지의 분별력과 숙고적 능력을 무력화하고, 감정주체의 이성을 전복한다. 여기서 주체의 분별력을 마비시키는 분노의 묘사는 왜 스토아 학파의 감정 치료가 예방을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세네카는 세 움직임 대목에서 분노의 형성 과정을 치료와 분리된 이론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이 대목으로 완강하지 않은 의지가 고착되는 과정을 추적하여 분노가 왜 치료해야 할 악덕인지를 드러내고, 고착화 이전에 이 악덕을 예방할 수 있는 감정 치료의 실질적 주체를 발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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