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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이 글은 1990년대 이후 영미권에서 등장한 퀴어 이론의 궤적과 한국에서의 수용 및 번역에 대한 이론적 에세이이다. 퀴어 이론의 역사는 어떻게 집필될 수 있는가? 누가 퀴어 이론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한국에서 퀴어 이론은 어떻게 번역되거나 번역되지 않았는가? 퀴어 사유가 국경을 횡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굴절과 그 효과들은 무엇이었는가? 로컬한 퀴어 지식은 가능한가? 이러한 질문들의 연쇄 속에서 이 글은 서동진의 1996년 저작인 『누가 성정치학을 두려워하랴』를 재방문한다. 『누가 성정치학을 두려워하랴』가 창출한 사회적 정서와 시간성에 주목하며, 그것이 너무 일찍 도래하였거나 너무 늦게 되찾은 말이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우리에게 남겨져 온 로컬한 퀴어 지식의 아카이브이자, 지식의 후기식민적 시간차를 둘러싼 우울증적 정서의 아카이브라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모국어의 번역가능성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퀴어 이론과 포스트식민 지식 생산의 희박한 조건 속에서, 앎과 삶 사이에 깊게 팬 분열증적 상흔을 어떻게 직면해야 하는가? 어떤 시간성을 향하고 또 대결해야 하는가? 사유의 동시대성이라는 쟁점을 둘러싼 슬픔과 시간의 성 정치를 마주해야 할 때가 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글은 후기식민적 앎의 조건이 이토록 기괴하게 주조된 데 있어서의 몇 가지 계기들을 살핌으로써 이론, 지식, 모국어의 정서와 시간성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요청하기 위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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