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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일차적인 목적은 현존 사회주의에서 인플레이션의 정치경제적 의미를 재해석하고, 이를 토대로 2009년 11월 북한의 5차 화폐개혁의 정치경제적 배경과 목적을 분석하는 일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화폐개혁을 아래로부터 관점에서 평가하고, 향후 북한체제 변화의 방향을 전망하고자 한다. 현존 사회주의에서 인플레이션은 첫째, 사회적 수요가 실현되고 있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다. 둘째, 현존 사회주의의 지배관계 내부에 수직적 균열이 존재하며, 그 내부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중요한 인디케이터이다. 북한의 5차 화폐개혁의 직접적 원인은 시장화 과정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이다. 특히 2005년 말 이후 권력이 시장화를 억제하고 계획경제의 복원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플레이션은 상승한다. 당의 정책의지가 대중들에게 수용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에 당과 국가는 화폐개혁이라는 강력한 정책적 처방을 통해서 시장화를 주도하는 돈주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다시 한 번 계획경제와 전통적인 중앙집권적 지배질서를 회복하려 시도한다. 하지만 화폐개혁 이후에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상승한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한편으로 권력이 정책의지를 실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능력을 갖지 못했다는 점을, 다른 한편으로 대중들이 당의 정책적 처방에 반발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화폐개혁 이후 인플레이션 변동을 통해서 표출된 지배관계를 볼 때, 북한체제는 큰 변화 없이 현재 상태(현존 사회주의의 계획경제와 독점적 ? 비생산적 시장화의 불안한 공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목차
1. 문제제기
2. 현존 사회주의에서 인플레이션 상승원인과 그 정치·경제적 의미
3. 제5차 화폐개혁의 정치경제적 의미: 인플레이션과 화폐개혁의 정치
4. 결론: 평가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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