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연구목적은 중국 연변농악의 변천과정을 살피고 그 특성을 밝히는 데 있다. 연변농악의 뿌리는 분명히 한반도에 있다. 그러나 지난 백여 년간 연변이라는 또 다른 인문자연환경 속에서 연변농악은 한반도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화발전을 거듭해왔는데, 왕청농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연변농악의 대표주자인 안도농악과 왕청농악을 예로 그 차이점을 살피고 연변농악의 지역적 특수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입초기 연변농악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적 특수성이 결여되어 있었다는 점, 즉 여러 지역의 농악요소들이 서로 뒤섞여 그 특징을 식별할 수 없었다. 이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농악형식을 그대로 이어 받아 악?희?무가 조화를 이룬 마을단위의 종합놀이라는 성격도 지니고 있었다. 물론 안도의 신촌농악은 상대적으로 고립된 인문환경 속에서 그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 갔으나, 왕청을 포함한 기타 지역의 농악은 그렇지 않았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한 뒤 연변농악은 일대 변혁을 거치게 된다. 1951년 조득현과 하태일에 의해 당시 정치상황을 반영한 새로운 장르의 농악무가 탄생하고 곧바로 대중문화운동을 통해 전 연변지역에 확산된다. 그리고 문화대혁명이라는 단절기를 거친 뒤에는 농악무가 완전히 연변농악의 대명사로 각인되면서 그 위치를 더욱 굳건히 했다. 전통농악과 비교해 볼 때, 중국조선족농악무는 아래와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현실정치를 충실하게 반영한다는 점, 타악기가 자취를 감추고 관현악반주가 등장한다는 점, 마을단위의 종합놀이에서 상모춤 위주의 무대공연으로 바뀌었다는 점 등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더 이상 놀이가 아닌 순수 예술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한 때 연변농악의 양대 주자였던 안도농악은 이미 쇠락의 길을 걷고 있고, 반면 왕청농악은 농악무를 전적으로 수용하면서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되는 등 큰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