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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이 논문은 서양에서 인문학이 하나의 학제적 학문으로 어떻게 형성 되었는지를 탐구하는 글이다. 이와 관련해서 인문학의 기초 학문이라고 부르는 문법학, 논리학, 수사학 등에 대한 연구는 이미 독일의 고전학자 푸어만(M. Fuhrmann)에 의해서 검토되었고, 실용 학문이라 할 수 있는 군사학, 토목학, 의학 등에 대해서도 독일의 마이스너(Meissner)에 의해서 검증되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이 연구를 시도했던 이유는, 한편으로 푸어만이나 마이스너가 검토하지 않았던 학문 분야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 독일의 학자들의 연구에는 ars 개념이 처음에 로마에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쳐서 정착하게 되었는지, 특히 ars 개념의 로마적 수용에 있어서 핵심적인 텍스트인 키케로의 『연설가에 대하여』에 대한 분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ars의 체계 형성에 대한 분석과 그 사례로 법학의 경우를 예증으로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시도를 통해서 키케로의 인문학(humanitas)과 바로의 자유교양학문이 사이에 있는 공통성과 차이점이 있다는 점을 새로이 밝혔다. 공통성은 키케로의 인문학에 속하는 분과 학문들의 학적 체계가 소위 바로가 시도했던 자유 교양 학문의 학문 체계가 ars 라는 공동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고, 차이는 이 양자가 지향하는 목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이다. 전자는 인간을 기르는 교육에 중점을 두었다면, 후자는 진리와 새로운 기술의 확장과 획득에 무게를 두었다. 이와 같은 발견은 인문학의 연구와 교육에 있어서 이념과 이를 위한 실천 과제 설정을 함에 있어서 많은 추가 담론을 파생시킬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논문에서 나는 근본적으로, 문법학, 수사학, 논리학이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교육 내용이라할 때에, 이 지식들이 대개는 도구적 혹은 기능적 성격이 강한 앎이지,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인간 교육의 목적 내용들로 구성된 학문 체계는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키케로는 지식의 확장의 길로 향해 나갔던 바로 의 길을 걷지 않고 저술과 번역의 일에 매진했다. 로마에서 실제로 읽힐만한 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키케로와 바로의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하겠다. 아울러 이 글에서 나는, 책 읽기가 서구의 인문 교육의 중요한 방법 가운데에 하나였음에도 문법학, 논리학, 수사학과 동급의 위치에서 책 읽기에 대해서도 다루어지지 않았음을 지적하였다. 책 읽기가 로마에서 교육의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된 과정에 대한 연구를 새로이 제안하고자 한다. 이는 소위 “고전(classica)”읽기 교육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아마도 로마의 교육의 핵심교과였던 말하기 교육보다 읽기 교육이 중요한 자리에 놓이기 되는 과정에 대해서 살피는 일과도 연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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