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는 가족 안팎의 공동체 해체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점점 심화되면서 복지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복지 확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적합한 사회복지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인 설계가 없이, 주로 양적인 확대와 재원의 한계만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국에 적합한 사회복지 가치를 탐색해보는 과정의 일환으로 노자의 『도덕경』으로부터 사회복지의 예지를 찾고자 하였다. 노자는 행복을 “마음은 비워주고 배는 채워줌(虛其心 實其腹)” 등으로 표현한다. 이것은 인위적인 이름[名]에서 벗어나서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장수를 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복지, 특히 사회보장을 실천하는 지도자는 자신부터 이름[名]과 싶음[欲]을 버리고, 하위 집단과 백성들에게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들의 뜻을 진정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지도자는 정해놓은 마음이 없이, 백성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삼으며, 전쟁과 착취 및 상징적인 욕망조작의 억제를 통해 사회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백성들의 삶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자의 사회복지 관련 철학은 자급자족적인 공동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는 노동력을 ‘진정으로 생산적인 곳’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할 수 있으며 노동은 수단이라기보다는 먹고 놀고 자는 것과 함께 삶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런 노자의 사유가 오늘날 사회복지에 주는 주요한 예지는 무엇일까? 첫째, 사회복지의 궁극 목표가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헛된 욕망을 억제하고 자연스런 욕망은 채워야 한다는 노자의 행복관은 오늘날의 사회복지의 목표를 설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시각은 사회복지의 확대만을 이야기하는 이들에게는 그 경계를, 사회복지의 억제만 외치는 사람들에게는 그 확대 필요성을 사유케 할 것이다. 둘째, 이런 노자의 행복관과 욕망관은 오늘날 사회복지에서 무시하고 있는 사회문제의 예방과 사회복지 수요 억제의 증요성을 일깨워 준다. 욕망의 층족만을 추구하는 현대의 사회복지에서는 예컨대 사회복지의 재원을 만들기 위해서 도박장을 개설하여 헛된 욕망을 조작하기도 한다. 이것은 마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새로운 병을 만드는 것과 같다. 셋째, 노자의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사회복지는 오늘날의 사회복지의 개선을 위해서 공동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준다. 가족 안팎 공동체가 살아 있다면 사회복지의 수요는 현저히 줄어들고 삶의 질은 높아질 것이다. 넷째, 싶음[欲]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작은 공동체에 대한 노자의 제언은 사회복지를 위해서는 생산과 노동의 성질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