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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연구회 철학연구 철학연구 제47집
발행연도
1999.12
수록면
285 - 297 (1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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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후기 철학에서 공정함 개념은 세계와 인간에 대한 디오니소스적 긍정가능성과 정당성 확보라는 과제수행과 관련되어 제시된다. 공정함 개념의 이 성격은 이 개념의 일차적 기능, 즉 전망적 세계경험에 대한 정당화를 통해 확보된다. 공정함과 전망적 세계경험, 그리고 디오니소스적 긍정이 형성하는 이러한 구도는 공정함 개념이 법적 의미를 넘어서서 인식이론적 기능을 한다는 것을 미리 짐작케 한다. "탁월한 인식방식(Eine große Methode der Erkenntnis)"이라는 명칭은 공정함 개념에 대한 다른 설명들 중에서 이 개념의 이런 성격을 잘 대변해주는 대표개념이다. "탁월한 인식방식"은 전망적 인식방식과 동의어이며, 전망적 인식상황의 핵심사유인 반절대주의를 가장 직접적이고 명시적으로 제시한다. 니체가 공정함을 인간이라면 갖추어야 할 덕(Tugend)이라고까지 부르며 요청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것이 절대성요구를 포기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공정함 개념은 니체 철학에서 전망적 인식상환의 구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렇듯 공정함을 인식방식으로 이해하면 니체 철학의 다른 사유파편들, 인간의 자유의식과 "거리를 두는 파토스(Pathos der Distanz)"의 인식적 기능들이 밝혀지고, 이 사유들과 공정함 개념의 정합적 구도 역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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