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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감정과 이성은 고대 그리스 이래로 서로 확연히 다른 영역에 귀속되어 왔다. 이 감정-이성의 이분법은 남성-여성, 문화-자연, 과학-예술의 대립쌍들과 연결되어 왔다. 필자는 이 이분법에 대해 뇌과학의 연구 성과를 배경으로 의문을 던진다. 감정과 지식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봄으로써, 인간 지식과 과학에 대한 논의에 감정을 복위(복권)시킬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이 글의 목표다. 필자는 감정의 인지적 관련성을 해명하기 위해서 두 차원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즉, 감정 발생에 있어서의 지적 요소 즉 판단과 평가의 개입여부를 검토하려 한다. 그 다음 감정이 지식구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 보려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논변들이 젠더와 지식에 대한 페미니스트들의 논의에 과연 어떤 함의를 가질 수 있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감정은 합리적 작업에서는 배제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간주되어 왔다. 특히 과학은 남성적 영역으로, ``냉정한(감정 없는)`` 탐구활동으로 여겨져 왔다.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이것이 신화에 불과함을 지적하고 감정의 복위를 꾀한다. 이런 흐름은 서구의 로고스 중심주의로부터의 전환 즉 즉 ``감정적 전회(emotional turn)``이다. 인식론에도 그런 흐름에 맞춰, 감정에 대해 마땅한 복권을 주장하는 ``감정적 인식론(emotional epistemology)``이 제창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지지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인지적 가치와 기능이 먼저 인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감정과 관련해 두 가지 작업을 했다. 감정이 판단과 추론에 의존해 발생함을 말하는 ``인지주의 감정론(cognitive theories of emotion)``의 입장을, 래저러스(R. S. Lazarus)와 자이언스(R. B. Zajonc)의 논쟁을 평가하면서 옹호하고자 했다. 또한 감정이 지식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지식의 기반인 관찰과 지각에 감정이 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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