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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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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문학회 한국현대문학연구 한국현대문학연구 제5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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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이 글은 『날개』가 하나의 자율적 문학작품으로서 해석될 때가 아니라, 물질적 인쇄물로서의 그 실존 양식을 밝히고자 할 때 모더니즘 문학으로서 그 의의가 온전히 드러난다는 점을 전제한다. 작가 이상(李箱 )은 『날개』가 “20세기”적 “문학”이 아니라 “소설”에 불과하다고 한 바 있는데, 이는 『날개』를 현대성(modernity)에 도달하지 못한 글쓰기 행위의 흔적으로 읽어야 하는 근거가 된다. 이때 이상이 언급하는 “문학”이란 그에 대한 어떤 이차적 해석 행위도 없이 현대인(moderns)에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며, 반면 “소설”은 독자의 해석을 끊임없이 좌절시키는, 의미의 무한한 지연 작용으로 실존하는 것이다. 어떤 최종적 의미도 확정할 수 없는 근대 세계를 직접적으로 체화한다는 점에서, 그리하여 근대 세계에 완전히 내재적인 글쓰기 과정으로 실존한다는 점에서 『날개』는 역설적으로 탁월한 모더니즘을 성취한 작품이 된다.
    『날개』의 주인공은 이러한 도식에 상응하여, 자기로부터 벗어나는 힘마저도 초월론적 자기 확인 운동으로 환원시키는, 자본주의 체계에 철저히 환원되는 행로를 밟아 나간다. 그가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부르는 “날개”는 이런 맥락에서 사실상 『날개』라는 작품 자체를 의미한다. 『날개』가 근대세계 속에서 취하는 이와 같은 실존 형식은 『날개』를 읽는 독자의 실존 형식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날개』는 그 저자와 독자가 속해 있는 근대세계의 현실성을 절대화하면서 그 세계에 철저히 스스로를 내재화시킨다. 이에 주목하여 필자는 『날개』를, 세계에 대한 이차적 재현물로서의 문학작품이 아니라 세계에 직접 개입하는 인쇄물로 취급하여야 함을 주장한다. 모더니즘 작품이 근대세계에서 내재성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암시되는 잔혹성에 주목하여 이 글은 최종적으로 ‘모더니즘의 잔혹한 글쓰기’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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