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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저자정보
(서울대학교)
저널정보
(사)한국사법학회 비교사법 비교사법 제25권 제2호(통권 제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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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도산해지조항은 계약 당사자 일방에 관하여 도산절차가 개시되거나 도산 원인 또는 이에 준하는 일정한 사실이 발생하면 계약 상대방이 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거나 당연히 해지되도록 하는 계약 조항이다. 도산해지조항은 계약 조항의 하나이므로 계약법의 규율 대상이지만, 이에 따른 해지가 도산절차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도산법의 규율 대상이기도 하다. 개별주의적 성격이 강한 계약법과 집단주의적 성격이 강한 도산법이 교차하면서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을 둘러싸고 어려운 법적 문제가 발생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와 제335조는 강행규정으로서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해 관리인 또는 파산관재인이 계약의 이행과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중 도산절차의 목적 달성에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데, 도산해지조항이 이러한 선택권을 침해하여 무효가 아닌가 하는 문제가 발생 한다.
    도산해지조항이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한 판결로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다38263 판결이 있다. 그런데 이 판결은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의 도산해지조항에 관한 판결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도산해지조항의 유효성 문제는 여전히 해석론에 맡겨져 있다. 비교법적으로 보면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한 도산해지조항은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는 입장이 우세하다. UNCITRAL 도산법 입법지침이나 독일, 프랑스, 일본, 미국이 그 입장을 취한다. 영국과 호주, 캐나다 등 영연방 국가들은 도산해지조항의 유효성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여 왔으나, 호주와 캐나다는 입법을 통하여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쪽으로 선회하였다. 우리나라 해석론으로도 이러한 방향이 옳다. 도산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단 규율 앞에서 개별적인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은 뒤로 물러서야 한다. 다만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지권이나 불안의 항변권 등 민법상 원래 부여되어 있던 권리 행사까지 막을 수는 없다. 또한 채무자회생법이나 민법의 해석상 도산해지조항이 유효하게 취급되는 계약유형들도 있다.
    국제도산에서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에 관한 특수한 문제로 준거법 결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이 문제가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지만, 국제도산의 빈도와 중요성이 커지고 도산해지조항이 널리 사용됨에 따라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에 관한 준거법을 결정하는 문제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도산해지조항의 준거법이 계약의 준거법인지, 아니면 도산법정지법인지는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이 도산법정지법이 적용되는 도산관계의 문제로 환원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를 정하기 위한 기준으로 ‘도산전형적 법률효과’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도산전형적 법률효과는 도산절차에 내재하는 구성요건에 의하여 발생하고, 도산절차의 목적에 봉사하는 법률효과이다.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에 관한 사항은 도산전형적 법률효과에 해당한다. 따라서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은 계약의 준거법이 아니라 도산법정지법에 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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