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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9조는 전통문화와 민족문화의 보호 및 육성을 강조하여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복구하고 나아가 통일을 위해 민족의 문화적 동질성을 회복한다는 긍정적인 기능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의 고유한 정체성이나 동일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한국 사회로 유입되는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통합되는 것을 막는 진입장벽으로 기능할 위험성도 갖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회통합 조치를 취하더라도 그 국가의 기존 가치체계와 국민들의 인식에 변화가 없다면 다문화 사회로의 순조로운 이행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최상위의 규범 내지는 가치체계가 다문화 사회를 지향하는 것이 필요하고, 결국 헌법 차원에서의 다문화 사회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헌법과 국민의 의식 속에는 민족주의 이데올로기가 내제되어 있어 다문화 사회와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국민주권국가에서의 국민의 개념은, 유사 혈연공동체인 민족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의무 개념에 입각한 시민의 개념과 결합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근대적 시민의 개념도 이제 다국적(多國籍)의 글로벌 시민이라는 개념에 의해 도전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는 지구적(global) 차원에서의 정보화 시대이다. 이러한 환경에서의 한 국가의 문화는 지구적 유행과 보편성을 따를 수밖에 없으며, 각국의 전통⋅민족문화도 지구적 교류를 통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헌법 제9조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기적이고 조화롭게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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