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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의 주된 목적은 체험주의적 시각에서 주희 성리학의 핵심 개념인 리기에 대해 인간의 인지구조에 근거한 경험적 해명의 가능성을 탐색해 보는 것이다. 공맹유학의 도통을 계승하고, 특히 섬세한 사변을 토대로 구축된 주희의 성리학은 리와 기를 기본적 범주로 삼아 이론화된 사상체계다. 체험주의적 입장에서 볼 때, 주희의 성리학에서 리기와 같은 형이상학적 개념들은 사실상 모두 우리 인간의 일상적인 체험적 영역들을 바탕으로 하는 한 무리의 일관성이 없는 은유들에 의해 정교화된 은유적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리와 기 같은 형이상학적 개념들이 본성상 우리 인간의 은유적 사유의 산물이라고 하는 것은 리와 기가 모두 실체성도 절대성도 없는 일종의 원리적 개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나아가 리는 결코 주희가 주장한 것처럼 우주 천지만물의 본체와 근원, 우주 변화의 객관법칙과 윤리 도덕의 보편 원리, 더욱이는 윤리도덕, 최고의 도덕적 가치, 절대적인 도덕규범 등의 정당화 근거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기도 역시 우주 천지만물의 물질적 구성요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을 함축한다. 거기에는 다만 주희의 ‘철학적 열망’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을 따름이다. 요컨대, 주희의 성리학에서 원리적 개념으로서 리와 기는 다만 주희 성리학의 논리적 체계의 구축을 위해 요청된 이론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리기 개념에 대한 체험주의적 분석은 리기 개념에 대한 인지적 위상을 밝혀 주고, 또한 그것이 불러올 수 있는 억압이나 폭력의 위험성도 지적해 주며, 따라서 특히 리기 개념에 대한 경험적 해명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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