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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민족문화연구 민족문화연구 제3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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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1906년부터 ‘농공업의 개량발달’을 목적으로 전국 주요지역에 설립된 농공은행은 주주와 중역이 모두 조선인으로 구성된 은행이었다. 그러나 은행의 경영권은 밖으로는 탁지부의 일본인 관리에 의해 통제를 받았고 안으로는 지배인을 비롯한 일본인 간부에 의해 장악되었다. 일제는 조선인 자산가를 은행의 주주나 중역으로 ‘포섭’함으로써 식민지 금융기구의 기반을 확보하였던 반면에, ‘포섭’된 조선인 상층은 경영의 주체가 아니라 자금을 융통받을 수 있는 단순 이용자에 머물러야 했다. 1918년 농공은행을 강제합병하여 조선식산은행이 설립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조선인 주주나 중역의 권리와 의견은 무시되었다. 조선식산은행은 ‘자금의 충실’을 위해 일본에서 주식을 모집함에 따라 일본인 주주의 비중이 조선인의 그것을 압도하였다. 각 농공은행의 조선인 중역들은 모두 물러났으며, 새로 선임된 소수의 조선인 중역도 상징적인 존재에 불과했다. 그나마 1931년 이후에는 조선인에게 중역의 자리가 주어지지 않았다. 또한 조선인 은행원은 경영의 핵심적 지위에 오르지 못했다. 조선인 주주에 의해 외형상 조선인 은행으로서 출범한 농공은행이 조선식산은행으로 전환되면서, 내용은 물론이고 형식적인 차원에서도 조선인은 은행 경영에서 배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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