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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국어대학교 지중해지역원 지중해지역연구 지중해지역연구 제10권 제4호
발행연도
2008.1
수록면
85 - 113 (29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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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자동차는 근대 테크놀로지의 총아이자 새로운 생활 방식의 상징으로서 그 자체 기계 문명과 도시 문명을 대표하는 상품이다.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은 그 미래주의의 선구자들을 통해 이미 힘과 속도, 기계적 구조에 대한 찬탄과 열광을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무솔리니를 비롯한 많은 파시스트들이 자동차로 상징되는 테크놀로지에 넋을 빼앗겼다는 사실은 파시즘이 근대성에 대항한 반란이었다는 관념을 여지없이 허물어뜨린다. 그럼에도 파시즘은 ‘어떤’ 근대성에 대해서는 자신의 염증과 반감을 드러낸 반면에 ‘다른’ 근대성에 대해서는 애착과 편애를 드러냈다. 앞에서 살핀 사례들에 견주어 볼 때, 피아트가 전자의 근대성을 대표한다면, 알파 로메오는 후자의 근대성을 대표한다. 요컨대 피아트는 미국의 기계 문명을 대표한 반면에 알파 로메오는 유럽의 수공업 문화를 대표했으며, 이러한 대립 구도에서 파시즘은 전자에 비해 후자를 선호했다. 그런가 하면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은 미국 사회를 지배하는 물질주의에 혐오감을 표시하면서 오히려 맞수였던 소련 공산주의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까지 천명할 정도였다. 그러나 소련 사회에서 근대 산업 사회의 병폐를 발견한 순간 파시스트들의 ‘온화한’ 태도는 식어 버렸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파시즘은 독일 나치즘에 대한 허프의 분석과 마찬가지로 “생명 없는” 산업 사회의 대안으로서 장인 문화와 근대 기술을 결합한 독특한 대안적 근대성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볼 때, 두 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하나는 그러한 근대성이 과연 실현되었는가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이 비록 실현되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이데올로기적 차원에서는 구체화되었는가의 문제이다. 첫 번째 문제는 파시즘과 근대화의 관계를 다루는 연구에서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왔다. 논쟁의 한편에는 파시즘이 비록 지독한 억압 체제를 도입하여 정치적 민주주의를 망치기는 했지만 그 대가로 경제적 근대화를 성취했다고 보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입장은 비유컨대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오믈렛을 만들 수는 없다”라고 요약될 수 있다. 논쟁의 다른 편에는 파시즘이 경제적 근대화를 위해 정치적 민주주의를 희생했지만 원래의 목표인 경제적 근대화도 성취하지 못했다고 보는 이들이 있다. 비유컨대 “달걀을 깨뜨렸지만 오믈렛도 만들지 못한” 경우이다. 이 글의 맥락에서는 양자의 입장을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파시즘이 미국주의로 상징되는 통상적인 근대화라는 오믈렛을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즉 파시즘이 달걀을 깨뜨린 것은 확실하나, 그 목적이 반드시 오믈렛 요리에 있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이로부터 두 번째로 제기되는 문제는 파시즘이 달걀을 깨뜨려 (오믈렛이 아닌) 무엇을 만들려고 했는가 하는 것이다. 즉 파시즘이 이데올로기적 목표를 구체화했는가의 문제이다. 일단 파시즘이 전통과 근대성을 결합시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고 했음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전통과 근대성의 이러한 결합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파시즘이 산업 사회를 거부하면서 근대 기술을 수용하려고 한 사실은 흡사 텍스트(근대 기술)가 콘텍스트(산업 사회)에서 분리된 형국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파시즘은 콘텍스트에서 떼어진 텍스트의 숭배인가? 즉 비역사성이 파시즘의 본질인가? 그렇게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모스는 민족주의적 과거의 전통에 집착한 독일 나치즘과는 달리 이탈리아 파시즘은 과거가 짓누르는 전통의 무게에 탄식한 “반역사적인(anti-historical)” 미래주의자들이나 생디칼리스트들과 같은 아방가르드와 동맹을 맺은 체제라고 주장했다. 오늘날 우리는 레이싱카와 비행기를 미국식 산업 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지만, 당시 파시스트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스의 말대로 파시즘은 필경 반역사적이었다. 알파 로메오의 레이싱카를 사랑한 무솔리니나, 알파 로메오의 엔진을 장착한 비행기를 사랑한 발보 모두 근대 산업을 혐오하고 중세 수공업에 향수의 눈길을 보냈다는 점에서 콘텍스트(역사)에서 떼어진 텍스트(기술)의 숭배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양자의 결합은 오직 반역사주의를 통해서만 가능할 뿐이었다. 그런데 추가적으로 제기되는 문제가 있다. 파시즘을 ‘전통+근대성’으로 보는 견해가 널리 퍼져있지만, 이때의 전통은 단지 지나간 과거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현재의 필요와 미래의 요청에 의해 호출되어 각색되고 신화화된 전통이다. 이탈리아 파시즘이든, 독일 나치즘이든 그것이 외친 민족주의는 모두 이러한 “만들어진 전통”에 준거하고 있다. 따라서 파시즘을 ‘전통+근대성’으로 보는 견해는 근대성에 접목된 전통이 ‘새로운’ 것이라는 점을 간과할 우려가 있다. 파시스트들이 미국주의를 해체하려고 한 것이나 소련 공산주의에 학구적인 자세로 접근한 것도 미국과 소련이 새로운 세계요, 새로운 지평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한 이탈리아 평론가는 이런 물음을 던졌다. “이탈리아, 러시아 혹은 미국? 이 새로운 나라들 가운데 우리는 어느 것을 모델로 취해야 하는가?” 요컨대 파시즘은 단순한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국과 소련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지평을 참조하여 새로운 역사를 만들려는 나름대로의 진지한 시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과거의 전통 역시 이 새로운 역사를 위해 인용된 것이다. 물론 파시스트들이 만들려고 한 역사의 새로움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적극적인 내용은 발견되지 않는다. 곧 텍스트(근대 기술)를 콘텍스트(산업 사회)에서 떼어냈으되, 이 텍스트를 다시 위치지울 새로운 콘텍스트를 만들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모더니즘의 본질이 궁극적인 목표가 없는 끝없는 과정 자체에 있다고 보면, 파시즘이 오믈렛과 같은 특정 요리를 위한 레시피를 마련하지 못했어도, 달걀을 깨뜨려 다양한 요리를 시도했고, 주목할 점은 그러한 실험 자체라고 말할 수는 있지 않을까 한다. 그렇기는 해도 파시즘의 이데올로기적 지향이 모호하고 일관성이 없는 것이었음은 명백하다. 파시즘의 반미국주의에도 어김없이 그런 면이 발견된다. 미국에 대한 파시스트들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것은 무솔리니의 정부(情婦)이자 당시 이탈리아 문화계의 ‘큰손’이었던 사르파티(Margherita Sarfatti)의 “근대적이고 효율적이며 합리적인 지옥”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파시즘의 반미국주의를 강조한 추니노조차 모든 파시스트들이 항상 미국에 부정적이지는 않았음을 인정한다. 무엇보다 무솔리니 자신이 1926-1931년에는 미국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두체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건강하고 단순명쾌하며 그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충만한” 민족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파시스트들이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에 깊은 관심과 열정을 보였으며, 이탈리아에서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의 기수였던 피아트 역시 파시즘과의 긴장과 갈등에도 불구하고 파시스트 체제로부터 막대한 지원과 특혜를 얻은 게 사실이다. 이러한 원조의 정점은 1926년에 피아트가 정부 보증으로 미국의 모건 은행으로부터 막대한 대부를 끌어온 일이다. 아마도 이 사건은 이 시기에 무솔리니가 미국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 하나의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지적했듯이, 대공황 이후에 미국에 대한 파시즘의 태도는 적대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그에 따라 소련에 대한 태도도 적대에서 호의로 바뀌었다. 이 사실은 파시즘의 이데올로기적 입장이 시기에 따라 달랐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이러한 모호함과 비일관성이 현실주의적 필요에 의해 강제되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파시즘은 산업계와 미국에 대한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지지와 협조가 필요했던 것이다. 피아트의 제2인자인 발레타(Vittorio Valletta)는 피아트가 파시즘에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그에 부역한 것을 두고 “불가피한 것과의 협력”이라는 멋진 말로 자신을 변명한 적이 있다. 똑같은 말이 파시즘에도 적용될 법하다. 즉 파시즘이 피아트에 대해 느낀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고려 때문에 피아트를 원조했다는 말이다. 따라서 파시즘과 피아트의 타협은, 모든 타협이 그렇듯이 파시즘과 피아트의 본성을 알려주는 데는 부차적인 사실일 것이다. 오히려 파시즘과 피아트의 본성은 패전이 임박한 한계 상황에서 드러났다. 무솔리니는 ‘부르주아지의 배신’이라는 테제로 자신의 실패를 설명했고, 피아트는 파시즘에 협력한 증거를 열심히 파기하며 ‘피아트의 반파시즘’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다. 그런 점에서 파시즘이 피아트를 비롯한 기성 제도들과 타협한 것은 파시스트 이데올로기의 논리적 귀결이라기보다는 변화하는 현실에 부득이하게 적응한 결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파시즘을 파시즘으로 만드는 것은 현실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임을 시사한다. 파시즘에서 문제는 존재 이전에 의식인 것이다. 확실히, 이 글에서는 파시즘이 미국식 대량 생산과 대중 소비에 ‘의식적으로’ 반대했음을 부각시킴으로써 실제로 파시즘이 미국주의에 일정한 친화성을 보여주었더라도 이는 파시스트 이데올로기의 당연한 결과라기보다는 불가피한 결과라는 주장을 유도하고자 했다. 즉 파시스트 이데올로기의 저변에 깔려 있는 기본 정조는 반미국주의인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반미국주의 의식은 필경 현실에 규정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다양한 차원의 더 많은 사례 연구들에 의해 검증되고 보완되어야겠지만 파시스트 이데올로기―파시즘이 처한 현실과는 구별되는―를 온갖 것이 뒤죽박죽 섞여있는 잡낭쯤으로 취급하고 이를 연구하는 것은 헛수고라고 생각하는 통념과 배치된다. 파시즘의 이데올로기적 비전이 아무리 반역사적이고 비현실적이었다고 해도, 파시즘은 모호하고 비일관된 형태로나마 세계를 보는 나름대로의 ‘총체적인’ 비전을 추구했다. 그리고 파시스트들이건 반파시스트들이건 비파시스트들이건 모두 그러한 파시즘의 비전을 염두에 두고 자신들의 입장과 행동을 결정했으리라는 점에서 이데올로기는 현실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결국 그람시의 말대로, 파시즘의 이데올로기를 “실재하는 역사적 사실”이자 “작동하는 객관적 현실”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연구가 갖는 함의이다. 파시즘의 이데올로기를 연구한 추니노가 지적하듯이, 이탈리아 파시즘은 많은 전체주의 체제들의 경우에 이데올로기가 정치 체제의 “원동력”이자 “대중 동원 및 조작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의 결정적인 변수”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한다.

The relationship between fascism and modernity has long been debated, but still far from being resolved satisfactorily. Some recent studies emphasized the nature of fascism as an alternative modernism. This essay attempts to uncover the modernist streak of the Italian fascism focusing on the fascist perceptions and representations of the Americanism and the United States. In this case, the Italian fascism revealed the anti-Americanism, accepting the modern technology, but repudiating the mass production system and the mechanical civilization. And it seems that, with the ideologies like that, the Italian fascists were searching for the alternative visions of new society and new man. This study implies that it is the ideology of fascism that makes fascism really unique, although fascism came to terms with the establishment including big enterprises like Fi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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