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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회 한국문학논총 한국문학논총 제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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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 174 (30page)

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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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처>는 텍스트의 총 서술자인 남편인 ‘그’가 아내의 일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빈처>는 액자의 틀을 이루는 남성 담론과 내부 이야기로서의 일기, 즉 여성 담론이 서로가 주체가 되어 교호적 구조를 이루면서 형식과 주제가 어울어 있다. 그가 그녀의 일기를 훔쳐 읽는 것은 그녀가 그를 바라본 낯설게 된 그 자신을 바라보는 주체(그)와, 낯설게 되어 진 자신을 스스로가 타자로 응시하는 두 개의 시선을 가지게 됨을 의미한다. ‘일기’는 그로 하여금 규율의 세계를 벗어나서 ‘일기’의, 즉 그녀의 부름에 응하게 하고, 마침내는 그 스스로가 그들의 삶에서 윤리와 책임 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빈처>의 남성 담론에서 그는 그녀에 대하여 두 가지의 사유를 보인다. 첫째, 일상에서 겪는 그녀와의 일상적 삶에 대한 것과, 둘째, 일기를 보면서 일기 속의 그녀와 더불어 대화하는 것으로서의 사유이다. 반면에, 여성담론은 첫째, 그와의 조응이 직접적인 발화(‘말’)에 의한 대화가 아니라 ‘글’을 통한 간접적인 대화, 즉 일기의 물리적 공간화로써 일기 ‘놓아두기’를 통하여 그와의 우회적인 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들의 보편화된 존재 세계를 뒤흔들어 무한으로 이끈다. 이러한 동요, 충격은 일상의 너머에 있는 삶의 진정성을 찾게 하기 때문이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는 전에 없이 타자에 대한 동정과 배려와 반성적 시각으로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이것은 결과로서의 페미니즘이 아니라 탈출(탈주)로서의 ‘-되기’인 바, 끊임없이 모색해가는 그 자체로서의 여성성의 세계 지향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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