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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본고는 이청준 소설에서 작가의 시선에 나타나는 신념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이다. 작가 이청준은 신념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갖고 있다. 신념이라는 용어는 「당신들의 천국」, 「자서전들 쓰십시다」, 「자유의 문」에 집중적으로 등장하며, 작가의 시각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당신들의 천국」에서는 소록도에 병원장으로 부임한 조백헌 대령이 그곳을 천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에서, 「자서전들 쓰십시다」에서는 자기 믿음과 청교도적인 엄격성, 아주 작은 회의(懷疑)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투철한 자신감을 지닌 최상윤 선생의 모습에서, 「자유의 문」에서는 인간의 한계를 외면한 체 종교의 절대선을 엄격히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도 저지르는 계율주의자 백상도의 모습에서 ‘신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조백헌 원장의 경우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체화한 신념’이라고 한다면, 최상윤 선생은 자신이 이룩해온 결과를 신뢰하고 이를 후세에 전하고자 하는 ‘의도된 신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백상도는 절대선에 맞추려고 급하게 만들어진 ‘급조된 신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신념을 가진 인물들에 대한 검증의 시선이 작품 속에는 각각 존재한다. 「당신들의 천국」에서 보건과장 이상욱과 황희백 장로, 「자서전들 쓰십시다」의 윤지욱, 「자유의 문」의 주영섭이 신념을 검증하는 인물이다. 이들은 신념을 변화시키기도 하고(「당신들의 천국」), 위선된 신념을 더 이상 전파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하거나(「자서전들 쓰십시다」), 검증되지 않은 채 행해지는 신념은 타자에게 파괴나 파멸을 초래한다(「자유의 문」)고 지적한다. 작가는 여러 작품에서 ‘종교’나 ‘구호’, ‘신념’ 등이 교조화 되는 것을 경계한다. 교조화 되는 순간 그것은 인간을 억압하는 폭력이 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신념과 검증은 상보적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주제인 ‘신념’과 ‘검증’의 길항관계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한 논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7~80년대에 창작된 텍스트를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본 연구의 주제의식은 특정 시기에 제한되지 않고 이 시대의 소설이나 사회를 제대로 인식하고 경계할 수 있는 거름막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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