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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본 논문은 권일송의 초기 시에 재현된 ‘1960년대’와 ‘수치’의 정동을 분석한 것이다. 권일송은 시인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주저 없이 ‘저항’에 정위한다. 1960년대 시적 정체성을 ‘저항’으로 택한다는 것은, 동시대 여러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성취한 4 · 19 혁명과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하는 것이다. 권일송의 혁명 정신은 4 · 19로 상징되는 자유와 평등의 정신을 향한 적극적인 지향, 즉 식민주의와 제국주의는 물론이거니와 일체의 폭력적 세력에 대한 저항이자 인간에 대한 보편주의적 사랑으로 집약된다. 그는 혁명의 유산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획득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작품에 담고자 노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믿음과 신뢰가 무너진 세계, 잔혹한 낙관주의가 종언된 세계에 도달한다. 깊은 허무주의에 빠지는 대신 그가 선택한 방식은 추악한 ‘돼지의 진실’을 대면하고 그것에 대해 증언하는 것이다. 권일송은 국토건설단, 제5대 대통령 선거, 제6대 국회의원 선거, 불법밀수사건, 존슨 대통령의 방한, 국회오물투척사건 등과 같은 1960년대의 역사적 사건들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주체의 몸을 관통하는 감정, 감각들과 함께 재현한다. 이러한 작품들에는 눈물과 우울, 패배감, 좌절감, 절망감, 무력감이 팽배하다. 종국에 그는 언어의 몰락을 선언하고 자신의 시를 ‘수치의 시 쓰기’로 규정한다. 혁명 정신의 좌절을 통해 만나게 되는 ‘수치’는, ‘1960년대’를 수치의 경험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시인의 윤리의식과 결부된 중요한 정동이다. 요컨대 권일송은 어느 시인보다도 성실하게 ‘1960년대’를 재현했으며 특히 4 · 19 세대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수치’의 정동을 통해 발현한다는 점에서 주목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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