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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대학교)
저널정보
한국여성문학학회 여성문학연구 여성문학연구 제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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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본고는,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2016)이 2018년 일본에 번역된 이래로 읽히고 유통되는 상황을 검토한다. 이 소설은, 2017년 한국의 문학계에서도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고, 특히 이 소설과 관련한 ‘정치적 올바름’ ‘대중 페미니즘’ ‘재현 형식’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지금도 불식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 현상이 근대 미학의 원리를 전방위적으로 질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방식의 출구가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이때 이른바 외부의 관점, 즉 이 소설의 해외 번역 상황을 살피는 일은, 현재 한국에서의 논의틀을 갱신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우선 이 소설은 일본 내 K페미+K문학 붐의 마중물 역할을 한 것으로만 알려져있지만, 2000년대 이후 일본의 신자유주의 저항 언설의 ‘표현’을 이어받으며 받아들여진다. 일본의 2000년대 중후반 대중적 세대(프레카리아트) 담론·운동은, 2010년대 중후반 페미니즘 담론·운동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흥미롭게 볼 것은, 세대 운동과 젠더·페미니즘 운동의 결정적인 차이로서 당사자가 가시화하느냐 마느냐를 둘러싼 재현법이다. 단적인 사례로, 아마미야 가린이 주도한 세대 투쟁이 당사자를 가시화하는 재현전략에 관련된 것과 달리, 『82년생 김지영』을 매개로 한 일본 내 대중 페미니즘의 발흥은 당사자 얼굴을 비가시화하는 전략에 상응한다. 얼굴을 드러낼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둘러싼 차이는, 단일한 주체를 상정하는 운동이냐, 무명의 복수성을 호환시킬 방법적 탈주체의 운동이냐의 차이다. 또한 『82년생 김지영』은, 신자유주의, 정치적 신보수주의가 전개되는2010년대 일본의 혐오발화(hate-speech)와 여성혐오(misogyny)에 적극적으로 항거하는 메시지로 읽히기도 했다. 이 점은 소설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단일하고 소박한 여성연대 이미지(혐의)를 다양하게 분할하는 독법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내용은 본 논문의 2-4절의 내용에서 다루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소설에 대한 열광 자체는 대중 페미니즘의 사례로 지목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뉴미디어가 이 소설 유통의 중요한 플랫폼이다. 그렇기에 한국에서의 대중 페미니즘이나 진영논리에 대한 우려가 일본 내 번역붐에 그대로 투사되기도 쉽다. 하지만 소설의 번역, 유통 과정 자체가 일본 내 전통적 공론장의 젠더 역학을 정면에서 질문한 측면은 중요하게 보아야 하고, 오늘날 일본군 위안부 운동, 한일 미투 연대 등의 활동과 연결되는 지점도 주목되어야 한다. 본 논문의 5절에서 이러한 내용을 규명했다. 계속 진행중인 『82년생 김지영』 현상을 간명한 구조로 맥락화, 의미화하는 것은 연구작업에서 필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사안마다의 상황이 숨가쁘게 유동하고 변화한다. 지금 그 사안을 간명하게 프레이밍 하기 이전에 우선필요한 것은, 기존의 표상체계로 쉽게 회수되지 않는 감수성, 정동에 대한 직시(直視)일지 모른다. 특히 근대적 재현=대표=표상(representation) 체계로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독자의 욕망과 정동, 그리고 개체적 저자성의 의미로 환원시킬수 없는 이 소설 현상은, 가치 판단 이전에 오늘날 문학의 달라진 조건을 가늠케한다. 정동이란 본래 특정 개인으로 환원될 수 없는 초개체적 웅성걸림이다. 표지의 '얼굴없는 두상 이미지가 일종의 표상처럼 유통되고 있지만 오늘날 무명의 독자들은 그 비어있는 얼굴에 각자를 투사시킬 가능성을 찾는다. 이것은 소설이나 독자에 대한 규명을 넘는다. 또한 개별 작가나 활자화된 작품 등으로만 환원될 수없던 문학의 오랜 기억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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