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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초록· 키워드
본 논문의 목적은 고대 이스라엘인들의 출애굽 사건(Exodus)이 근대 사회계약론의 모티브가 될 만한 내용과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 아래 양자를 비교함으로써, 사회계약론의 진정한 의미는 국가의 기원을 밝히는 것에 있다기보다는 현재 우리의 정치적 결단과 합의를 촉구하는데 있다는 것을 주장하려고 한다. 사회계약론은 정치학 이론들 중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오늘날 국가(사회)의 기원, 정치권력의 정당성, 시민의 권리와 의무의 근거를 설명하는 매우 중요한 이론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계약론의 약점 중 하나는 역사성이 불분명한 자연상태와 원초적 계약의 기초 위에서 국가의 발생 과정과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대 사회계약론은 17~8세기에 등장하기 시작한 자유주의 국가에 사후적으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목적에서 발명된 일종의 사고실험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역사성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필자는 홉스, 로크, 루소 등이 자신들의 사회계약 이론을 구성하면서 모티브로 삼은―또는 결과적으로 그 구조나 내용이 유사한―과거의 사건이나 전승이 있었을 것이며, 그것들 중에 출애굽 사건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한다. 사회계약론의 모티브로서 출애굽 사건을 보는 것은, 사회계약론자들이 이론을 구상할 때 실제 의식 했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사회계약론자들(홉스, 로크, 루소)과 그 비판자들(흄)이 가지고 있는 이론적 단점들―특히 원초적 계약과 계약의 갱신 가능성과 관련해서―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출애굽 사건은 개인의 자유와 평등의 근거로서 원초적 계약과 자연상태의 정치적 의미를 살리면서, 동시에 지속적인 기억과 갱신의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계약의 설득력과 현실감을 높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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