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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협회 법조 법조 제61권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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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36 (3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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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유럽(특히 프랑스) 중세에는 口傳되어 온 것으로 간주된 관습, 관습법을 집적한 이른바 관습법전이 다수 출현하였다. 그러나 동아시아(중국, 조선, 일본)의 근대 이전시대에 동아시아인의 손에 의하여 집적된 관습이나 관습법전은 官撰이건 私撰이건 만들어지지 않았다. 물론 이런 문헌들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관습이나 관습법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하여 후대의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최병주, 그리고 최병주를 판사로 양성한 일본인 식민지관료들은 조선시대 이래의 ‘각종 관습(법)의 덩어리’가 있다고 간주하고 그 중 친족상속, 물권, 민‧상사 계약 분야의 관습(법)을 그들의 ‘관습조사사업’과 ‘조선총독부소속 법원의 관습법 확인’의 방식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1945년까지 지속시켰다. 그런데 欽欽新書와 牧民心書는 중국과 조선의 민간에서 분쟁이 발생하여 분쟁당사자 중의 한 쪽이 국가기구에게 분쟁해결을 호소할 경우에 국가기구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하는 점을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조선시대의 지배층은 분쟁에 적용할 적절한 제정법(성문법)이 없는경우에 어떤 法源을 동원하여 재판에 임하고 있었는가, 혹은 어떤 방식으로 사안해결에 임하고 있었는가를 검증하여 20세기 초부터 일본인들이 새로운 사법제도를 조선에 이식(移植, transplant)하기 이전에 과연 조선사회는 최병주와 호쯔미 노부시게가 ‘법률관습병존기’로 진단할 만한 단계의 상태였겠는가를 검증하려고 한다. Ⅱ에서는 막스 베버의 습관-습관률-관습법 개념을 분석하고 이에 비추어 Ⅲ에서는 흠흠신서와 목민심서에서 사용되는 ‘속(俗)’개념을 비교분석한다. Ⅳ에서는 결론과 그로부터 추측할 수 있는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첫째, 조선시대에 재판규범으로서의 관습‧관습법이 활용된 사례는 찾기가 어렵거나 있다 하더라도 극히 소수에 그칠 것 같다. 둘째, 1906년부터 집적되고 오늘날까지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관습, 관습법의 실체는 식민지관료체제가 條理에 기초하여 창출한 관료적 판례법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별도의 과제이고 그 가치판단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그러나 진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상세한 분석, 적절한 가치판단, 적절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지금까지의 한국고전국역사업에서 ‘習’ 字가 나오기만 하면 일본인들이 서양어(custom, customs)를 漢譯한 ‘慣習’으로 국역하고, ‘例’ 字가 나오기만 하면 ‘慣例’로 국역하는 태도는 재고(再考)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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