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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고려 문신 李齊賢(1288~1367)의 초상은 중국 항주의 저명한 화가 陳鑑如(14세기 초반 활동)가 그린 것으로, 희소한 원대 초상화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는 이제현이 원나라에서 보필한 고려의 왕이자 원 세조 쿠빌라이 칸의 외손자인 忠宣王(1275~1325)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려-원 문화교류의 증거로 이해된다. 그러나 그림의 주문자인 충선왕이 이제현에게 굳이 초상화를 사여하고자 했던 이유와 함께 이 초상화의 소용처로부터 흔치 않은 구도와 모티프의 사용, 원나라에서 고려로 전해질 때까지의 과정 등이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으며, 이 모든 것들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도 고찰된 바는 거의 없다. 본 연구에서는 <이제현 초상>을 그림 선물을 넘어서는 충선왕의 원 황실 내 입지 강화를 위한 시도로 보고 논지를 전개한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조맹부를 비롯한 원대 관료와 문인들이 그들 간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그림과 시를 활용했음을 보인다. 다음으로 문인과 유가들의 지지를 통해 원 황실 내 세력을 형성하고자 했던 충선왕이 그의 최측근이자 당시 만권당에 소속되어 있던 이제현을 포함한 고려 학자들을 원대 문인계와 연결시키려 했음을 밝히고자 했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이제현의 초상을 그린 항주 출신 초상화가 진감여의 존재와 함께 역시 항주 출신 유학자인 탕병룡의 제찬, 그림 속 배경 모티프들이 이제현을 항주 서클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통 문인계 인정을 받도록 하는 수단이었음을 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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