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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명말 숭정 연간에 출판된 《宜春香質》과 《弁而釵》는 당시 널리 유행하던 남색 풍조를 반영한 이른바 ‘남색소설’이다. 남자들 사이의 과도한 성애 묘사로 여러 차례 금서가 되었던 이 두 소설집은 그러나 매우 공들여 편집, 출간된 기획출판물이었다. 筆耕山房에서 출간된 이 두 소설집의 삽화는 整版式으로 앞면에는 이야기 그림을 넣고 뒷면에는 기물 도안 혹은 화조 도안을 넣어 앞뒤가 한 쌍을 이루는 결합식의 삽화 형태를 이루고 있다. 비슷한 시기 같은 화가와 각공에 의해 그려진 것으로 보이는 이 삽화들은 사실상 명말청초 유행했던 중단편 백화소설집의 고사-기물 결합식 삽화 양식과 같은 계보 속에 있다. 명대의 남색 풍조는 현대의 동성애와는 결이 다른, 일종의 문화 소비 양상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宜春香質》과 《弁而釵》는 주제만으로는 인과응보와 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남성 동성애’라는 당시 유행하던 하나의 취향에 대한 포르노그래피적인 性의 매뉴얼이자, ‘남색’의 소비문화에 대한 일종의 소개서로 읽힐 수도 있다. 그리고 책 속의 고사-기물 삽화는 博古와 書畫라는 명말 출판시장의 기본 ‘교양’과 ‘취미’를 시각적으로 축약해서 제시한다. 이에 본 논문은 《宜春香質》과 《弁而釵》의 삽화 속 서사 재현과 기물 도안 및 장식 테두리 등 삽화의 장식 문양을 통해 서적이 어떻게 하나의 ‘玩物’이 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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