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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이 연구는 한국전쟁이라는 사회적 재난에 대한 새로운 젠더 역사인식의한 방법으로서 당시 인천 출신 19살 여학생이 학도의용대원으로서 경험한 한국전쟁의 기억에 초점을 맞춰 구술생애사 접근을 시도한다. 1932년에 출생한 강분희는 인천주안국민학교 졸업 후, 1950년 인천여자중학교 5학년 재학 중 제 1기 여학생의용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하였으며, 2013년 11월 호국영웅기장증을 수여받은 한국전쟁 참전 국가유공자이다. 구술자의 한국전쟁 이야기는 전쟁 및 전쟁 이전과 그 이후, 이렇게 세 국면의 시간성 및 두 개의 지리적 공간-인천과 부산-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강분희의 전쟁 기억은 학도의용군으로서의 참전 경험과 함께 한국전쟁 당시 자신이 살던 간석동에서 일어났으나 지역민에게 완전히 잊혀진 군경에 의해 일가족 17명이 한꺼번에 몰살당한 민간인 학살사건이었다. 전쟁과 학살, 전쟁과 학생, 전쟁과 여성, 전쟁과 국가, 전쟁과 마을공동체가 90세 노인여성의 전 생애와 기억에서 각기 분리 또는 분절되어 배치, 보관되어있지 않고 한데 뒤얽혀 젠더화된 서사와 역사사회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젠더는 특정한 역사적 경험과 의미를 주조해내는 중요한 구조이며 동시에 지역, 계급, 섹슈얼리티, 세대, 국가 등의 다양한 사회적 분할선들과 서로 교차하며 개별 주체들의 특정한 역할과 위치를 구성하고, 또 이 위치들이 유동하는 맥락을 형성한다. 주체들의 서로 다른 위치적 차이는 서로 다른 경험과 세계/관을 만들어내며, 구술자와 면담자 또한 이 차이 속에서 주조된 이 세계의 일부이자 이 세계를 만드는 젠더 행위자이기도 하다. 청자이자 기록자, 연구자로서 구술자 강분희의 한국전쟁 경험을 젠더 관점에서 듣고 해석하는 작업은 이중의 비판 과제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즉, 남성중심적 공식기억의 해체와 동시에 피해자로서만 여성을 규정짓는 젠더화된 역사기억 방식에 대한 성찰과 함께, 과거 냉전체계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어 온 근대 민족국가의 여성-국민 만들기와 연결된 군사주의와 가부장제 위계질서의 작동 방식의 전환을 사유하는 것이다.
본문·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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