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시기 '공륜'의 제도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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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이승희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저널정보: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대동문화연구 대동문화연구 제122호

발행연도: 2023.6

수록면: 531 - 572 (4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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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긴급조치 시기에 탄생한 ‘공륜’의 제도적 실제를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그 권능과 임계를 가늠하고자 한 것이다. 자율심의기구였던 ‘예륜’을 해체하고 ‘공륜’을 재발족하면서, 박정희 정부는 이 심의기구를 긴급조치 시기에 필요한 관제품으로 만든다. 정부는 공연예술 심의를 민간에 할당하되 이를 법률로 정해 통제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검열의 정치적・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다. 이것이 ‘공륜’이 법정-민간기구가 되어야 하는 필요이며, 그 목표는 ‘공륜’을 박정희 정부 검열체제의 하위구조로 편입시켜 유신체제 유지를 위한 지배 도구로 삼는 것이다. 그리하여 ｢공연법｣과 행정입법을 근거로 한 조직구성을 비롯해 사업・인선・재정 등 모든 면에서 주무관청인 문화공보부의 감독과 통제를 받는다. 게다가 위원회 테이블에는 문공부 예술국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며, 전문심의회에도 관계관 심의위원이 비/공식적으로 간여한다. 이들은 ‘공륜’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검열기관으로서 민간 윤리위원과 심의위원의 자기검열을 강제하는 외부자다. 이처럼 관제의 성격이 뚜렷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제도로서의 ‘공륜’에는 예술통제 또는 검열의 정당성을 선전하고 설득하는 성실함과 친절함이 있다. 이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통치행위와 함께 권력의 획득・유지를 위한 정당화 전략이 중요한 권위주의체제의 성격을 나타낸다. 《공연윤리》라는 ‘친절한’ 미디어를 통해 검열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선전하고 설득하지만, 바로 그 덕분에 제한적이나마 검열의 공론장이 개방되고 피검열자의 비/반동일화 영역이 생성된다. 검열 당국의 디자인에 의도치 않은 왜곡이 일어나는 셈인데, 이것이 바로 ‘공륜’의 제도로서의 딜레마다. 이 딜레마에 주목할 때 제도의 폐쇄성에 갇히지 않고 그 생산성을 객관화할 수 있을 것이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institutional reality of ‘Gong-ryun’(Performance Ethics Committee) created during the time of emergency measures and to assess its power and criticality based on this. By dismantling the ‘Ye-ryun’(Korea Arts & Culture Ethics Committee) which was an autonomous deliberation institution and re-establishing ‘Gong-ryun’, the Park Chung-hee administration makes this deliberation institution a necessary government product in the time of emergency measures. The government allocates the performing arts deliberation to the private sector, but strengthens control by enacting it as a law, thereby reducing the political and economic costs of censorship. This is the need for ‘Gong-ryun’ to become a legal-private organization, and the goal is to incorporate ‘Gong-ryun’ into a sub-structure of the Park Chung-hee government’s censorship system and use it as a tool for domination to maintain the Yushin Regim. Therefore, it is supervised and controlled by the Ministry of Culture and Public Information, which is the competent authority, in all aspects, including the organization composition based on the Public Performance Act and administrative legislation. In addition, the director of the Arts Bureau of the Ministry of Culture and Public Information participates as an ex officio in the committee table, and the relevant deliberation committee members informally/officially participate in the professional deliberation committee. They are another censorship agency that exists in the ‘Gong-ryun’ and are outsiders who force the self-examination of private ethics committee members and deliberation committee members. As such, the nature of the control private organization is clear, but this is not all. There is sincerity and kindness in ‘Gong-ryun’ as a system to promote and persuade the legitimacy of art control or censorship. This is in line with the nature of an authoritarian system in which a justification strategy for the acquisition and maintenance of power is important along with violent and oppressive governance. The justification and legitimacy of censorship are promoted and persuaded through a ‘friendly’ media, Ethics for Performing, but thanks to that, the public sphere of censorship is opened to a limited extent and the area of non-reaction of censors is created. In other words, unintended distortion occurs in the design of the censorship authorities, which is a dilemma as a system of ‘Gong-ryun’. When paying attention to this dilemma, it will be possible to objectify its productivity without being trapped in the closure of the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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