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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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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학연구회 미술사학보 미술사학보 제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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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는 천경자가 즐겨 그렸던 일련의 여인 인물상 중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그녀의 회화 속에 자주 보인 여인, 뱀, 꽃이 모두 한 화면에 담겨 있어 그녀의 회화에서 보이는 여러 도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으며, 천경자 작품 특유의 동공을 크게 뜨고 보는 이와 마주한 정면인물화이다. 천경자는 기존의 작품 경향에서 변화를 주며 196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여인 인물상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이 작품은 1970년대 중반 이후 기존 작품들에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주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천경자의 대표작인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를 면밀히 관찰해보며 1970년대 천경자의 여인 인물상의 특징과 미술사적 의의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는 천경자가 22세를 회상하며 그린 자화상으로 불리는 경향이컸다. 이 작품의 제목은 천경자의 자서전 첫 페이지인 「내 슬픈 전설의 첫페이지」에서 연유되었고 최초작품해설에서 ‘22’가 천경자의 22세 나이와 관계한다고 했으며, 이러한 해석이 받아들여져 이후 이 작품을 천경자의 과거 자화상으로 여겼다. 그러나 천경자가 썼던 여러 글과 작품들을 살펴보면 이 작품이 천경자의 22세 때의 과거 자신이면서동시에 22세 때 죽은 여동생의 인물상일 수 있는 가능성을 높다. 천경자는 죽은 동생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이 작품의 제목을 붙였다. 이 작품은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함이 농후하게 담긴 작품이며, 천경자가 추구한 예술세계에 걸맞은 ‘한과 고독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이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여동생은 천경자의 생애에 큰 상처였고, 그녀가 여인 인물상을 지속해서 제작하게 했던 동기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천경자의 삶 속에서 한과 고독의 한자리에는 동생의 죽음이 있었고, 익명의 여인을 그리는 과정에서도 그 영향은 지속해서 작용했다. 그녀는 작품 속에 자신의 사고와 경험을 집약시켜 여인 인물상으로 귀결시켰다. 천경자의 작품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가족의 죽음 그리고 자신의 꿈 등 개인의 과거 경험과 연관성이 짙다. 그녀는 자신처럼생을 힘겹게 지탱해온 여인들을 위한 기념비를 여인 인물상으로 남겨 당대의 여인들에게 공감을 주고자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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