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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멜로드라마는 TV 장르 가운데서도 장르적 관습이 견고하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 역시 장르 내적인 관습과 함께 가부장제를 지지하는 틀 안에서 일정한 재현 관습과 규범을 지켜왔다. 그런데 올해 JTBC에서 방송된 <밀회>는 40세의 가정이 있는 커리어 우먼과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가진 스무 살 청년의 사랑과 음악적 교감이라는 파격적 소재의 도입과 함께, 기존의 재현 관습과 규범에 도전하는 ‘코드 파괴(code-breaking)’를 통해서 흥행과 작품성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먼저 기존 멜로드라마에서 한낱 남성들의 ‘욕망의 대상’에 머물렀던 여성이 욕망의 주체로서 내러티브를 이끌어 나간다. 순수한 청년을 통해서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여주인공의 욕망은 자신의 청춘과 잃어버린 꿈에 대한 욕망으로 투사되며, 이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 서사의 근간을 이룬다. 또한 이 드라마에서는 ‘불륜’을 우리 사회의 절대적 가치인 ‘가족’과 ‘모성’의 신화와 연관해 재현해 왔던 기존 관습도 파괴된다. 특히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와 결탁해 여성의 욕망에 대한 처벌이나 가족의 복원이라는 도식적인 결말 관습에 역행, 여주인공은 끝내 사랑을 쟁취하는 것은 물론 그 사랑을 통해 잃어버린 자아와 삶의 가치를 회복한다.
이러한 ‘코드 파괴(code-breaking)’는 미디어 제작자들이 사회문화적으로 새로운 시도가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때 가능하다. 따라서 장르적 관습에 충실했던 드라마를 대상으로 이러한 개념을 원용해 텍스트를 분석하는 작업은 멜로드라마의 장르 내적인 변화와 변용에 관한 학술적 논의를 확장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시도를 가능하게 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추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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