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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초록· 키워드
2020년 이후 지상파와 OTT에서 방영된 복수극이 심상치 않다. SBS의 <모범택시>, 디즈니플러스의 <3인칭 복수>,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가 그것이다. 이 세 편은 복수의 대행과 복수자의 사면이라는 유다른 복수의 세계관을 상정한다. 일반적으로 복수극은 복수를 수용함으로써 사회의 정화를 꾀하지만 복수자는 불용함으로써 사회의 정상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복수를 초래한 타자와 실행한 주체를 모두 축출함으로써 복수 전후의 격동적 비정상을 일상적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로써 극적 세계의 정의는 구현되나 현실 세계로의 자극은 방지된다. 하지만 이 세 편에서 복수의 수용과 복수자의 불용이라는 복수극의 자기 정화는 작동을 멈춘다. 복수는 타인의 부조나 대리로 성사되며, 복수자도 사회적 격리나 축출을 당하지 않는다. 거래와 대행이 가능한 상품으로서의 뒤탈 없는 복수, 이를테면 복수의 자본주의화가 이루어진 셈이다. 이는 엄연한 법치국가 혹은 정의사회를 표방하는 지금/여기에 보내는 극적 경고로 읽힌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복수관의 만연은 적잖이 위험하다. 복수가 할만한 그리고 살만한 것으로 인식되어선 곤란한 탓이다. 복수사회의 도래가 결코 드라마처럼 통쾌하거나 후련하지 않을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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