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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이 논문의 목적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이루어졌던 덕혜옹주에 대한 문화적 재현의 양상을 살피고 그것이 갖는 의미를 규명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1995년에 발표된 정복근의 연극 <덕혜옹주>는 덕혜옹주의 존재 자체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에, 지극히 불운했던 한 개인의 삶을조망하면서 그녀로 대변되는 시대를 기억해야 할 우리들의 책무를 환기하고 있다. 또한 1996년MBC 특집드라마 <덕혜>도 회고의 구조를 통해 피해-가해의 구도를 넘어, 망각된 역사의 문제를꼬집는다. 그러나 실증적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던 시기에 덕혜옹주의 존재는 조선과 일본이라는선악의 대립 안에서 단순화 되어 드러났다. 또한 옹주 개인의 불행한 삶에 대한 연민은 대한제국황실 자체에 대한 미화로 연결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텔레비전드라마의 경우, 매체의 특성상가해국인 일본의 잔혹성 및 조선 황실에 대한 우호적 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소설 <덕혜옹주>의 성공과 영화 <덕혜옹주>의 흥행으로 덕혜옹주 개인은 물론그 시대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폭발하게 된다. 이 두 작품은 1990년대 연극이나 드라마에서 좀더 나아가 덕혜옹주의 삶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그러나 덕혜옹주에 대한 적극적 옹호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상상 등은 당시 왕실에 대한 과도한 미화로 이어지는데, 이는 1990년대작품들에서 드러났던 한계와도 상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덕혜옹주 관련 작품들은그녀로 대변되는 시대, 망각된 과거를 소환하여 우리가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며 기억해야하는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도록 만들었다. 과거에 연루된 자로서의 책무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들은 충분한 의의를 지닌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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