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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서위 대통(大统) 4년에서 5년 사이에 조성된 막고굴 제285굴은 중국미술사에 있어 이정표가 되는 석굴이자, 돈황석굴 가운데 가장 세인의 관심을 끄는 석굴이지만, 동시에 미술사적 의혹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동굴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석굴 천정(窟顶)을 장식한 천(天) 도상을 재해석하고, 이에 기반하여 제285굴 천정 도상이 한진(漢晉) 시대 이래 세속의 묘장(墓葬)에서 출현한 승천성선(升天成仙) 사상의 천(天) 도상과 상당 부분 유사성 및 일치성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복두형(覆斗型) 천정 가장자리 하단에는 선정에 든 인물들이 4면 벽을 둘러싼 채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데, 이 인물들의 정체에 대해 기존의 학설은 산중에서 수행하는“선정비구(禅定比丘)”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본 연구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신통(神通)을 갖춘 채 이미 천상(天上)에 오른 신승(神僧) 또는 성승(神僧)이다. 즉 천상의 인물들이지 통상적으로 말하는 현세(现世)의 “선정비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인물들은 모두 어깨에서 화염이 치솟는 도상 특징을 보이는데, 이것은 직접적으로 동시기에 생사관념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며 유행했던 동왕공, 서왕모라는 중국전통의 신선 형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며, 동시에 남북조 시기에 성선사상을 배경으로 성행했던 고사도(高士圖)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같은 논지로 기존 견해가 부정된다면, 제285굴이 선정굴[禅窟]이라는 주장의 핵심 증거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또한 천상에 났으면서도 여전히 선정 수행하는 비구 형상을 보이고, 동시에 신이(神异)와 신통성을 구비한 이 인물들은 석굴 조성에 참여한 공양인, 공덕주, 불교단체 및 일반신도들의 집합체와 관련된 승려가 입적한 이후의 모습으로 보아야 한다. 이들은 이미 천상에 왕생하고, 불국토에 신생(神生)한 것이며 동시에 신이(神异) 능력과 신통성을 구비하였다. 만약 여기에 다시 남북벽에 설치된 여덟 개의 작은 석실 공간이 전통적인 견해대로 선정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석굴 내부의 공양인 화상(画像)에서 보이는 특징을 연결하여 고찰한다면, 애당초 제285굴의 설계 및 조성 목적이 선정굴이 아닌 승려 집단의 매장[瘗埋]을 위한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되며, 심지어 제285굴이 세속 신도들의 매장을 위한 독특한 공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285굴 천정의 벽화 중에 이처럼 한진(漢晉) 이래의 전통적인 승천성선 색채가 농후한 도상이 출현하고, 위진남북조 시대 묘장에서 사용되었던 도상들이 과감하게 차용된 것은, 그 사회역사적 배경에 있어 당시 불교와 중국인의 전통적 상장(丧葬) 관념 간에 다방면의 상호 융합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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