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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저널정보
우리문학회 우리문학연구 우리文學硏究 제8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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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이 글은 허수경의 시에서 아버지라는 시어가 반복하여 나타난다는 사실과 그의 시를 이해하는데 주요한 논점이 되었던 젠더의식을 시인의 아버지와의 관계에 비추어 살피고자 한다. 허수경은 첫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부터 여섯 번째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인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이르기까지 아버지를 형상화하거나 시어로서 활용하고 있으며, 산문집과 소설까지 고려한다면 시인의 작품 세계에서 아버지 표상 혹은 부성이 지닌 의의는 간과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기적으로 아버지가 투병하고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20대 초반의 경험은 허수경의 문학과 독일 이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보인다. 시인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했던 경험은 젠더의식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으며, 아버지의 마음과 병환을 충분히 심려하지 못했다는 부채감은 그의 문학에서 아버지와 고향을 떠올리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고통으로 느끼는 모티프로 반복한다.
    허수경 시에서 어머니 혹은 모성이 일관되게 자연적 존재나 포용하는 대지모신에 가까운 시어로 활용되는 데 반해, 아버지 혹은 부성은 사회적 주체를 가리키는 시어로 활용되면서 때론 피식민자의 위치에 놓이고 때론 식민 지배자의 위치에 놓이는 양가성을 지니는데, 이는 시인이 아버지에게 지녔던 양가감정이 시 곳곳에 투영되어있다는 사실과 관련지어볼 수도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자전적 요소를 살피며 허수경 시를 이해하는 새로운 단초를 마련하고자 목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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