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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본고는 처용설화의 주제를 ‘僻邪進慶’이라 파악하고, 이 주제가 드러나는 여러 경로를 살펴 처용과 疫神의 실체를 밝히기로 하였다. 전근대인은 과학적 의학 지식이 없어 질병은 귀신이 인체에 침입해서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질병 치유는 이 귀신을 驅逐하는 일이었다. 현대의 1920년대 말 사례조사에서도 그 방법이 무수하게 채집되었다.
처용설화는 신라시대 학질 치료에서 발생한 설화이다. 처용은 강력한 逐鬼 능력을 가졌는데, 처에게 침입한 학질 귀신을 歌舞로써 퇴치하였다. 신라인은 그를 역신을 물리치는 神人으로 추앙하여 門神으로 삼고, 處容歌와 處容舞를 지어 벽사진경을 축원하였다. 이후 처용가와 처용무는 고려-조선시대 궁중에서 거행하는 儺禮에서 벽사진경 축원으로 연행되었다. 처용가는 조선 세종조에 가사를 鳳凰吟으로 바꾸어 왕실의 안녕과 백성의 행복을 축원하는 국가적 벽사진경으로 승화되었다. 처용무는 벽사를 상징하는 복숭아, 진경을 상징하는 모란을 장식한 가면을 쓰고 조선 말기까지 궁중에서 연행되었다.
이처럼 처용설화는 신라인의 질병에 대한 인식과, 이에 따른 벽사진경 염원, 그리고 이 염원을 형상화 한 처용가와 처용무의 흐름을 살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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