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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평생에 걸쳐 자신을 역사학자라고 규정한 강만길은 역사학자의 역할에 대한 많은 고민을 남겼다. 식민사학 극복을 중요 연구 과제로 설정했던 1960년대에 그는 역사 연구에서 역사성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제기했다. 이러한 생각은 1970년대 유신독재 시기 ‘역사학의 현재성과 대중성’ 인식으로 처음 정리되었다. 현재성은 ‘올바른’ 역사성의 인식과 현실 모순의 극복 노력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분단과 분단극복이 핵심이 되었고, 현재성을 획득하기 위해 역사학자와 지식대중의 만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현재성의 인식 범위가 냉전체제 해체 이후 세계사에 이르기까지 확대되었고 ‘역사는 이상의 현실화 과정’이라는 보편적 언어로 현재성 개념이 정립되었다. 대중성 실현을 위한 방식도 개설서를 포함하여 다양한 지면을 통한 집필 활동과 문학 영역과의 교류 등으로 넓어졌다. 한편 동시대부터 강만길의 역사 연구에 대해 당위론・현재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강만길은 사실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전개하며 현재성을 비판적으로 재구축하려 시도했고 역사에 대한 거시적 분석으로 기존의 서사 틀을 넘고자 했다. 학문을 수호하는 입장에서 연구에 임했고, 사학사 비판의 연장선상에서 역사 연구를 전개했다. 이 글에서는 1970년대까지와 비교했을 때 1980년대 이후 강만길의 ‘역사학의 현재성과 대중성’ 인식이 진화한다는 점을 밝혔고, 순수실증 중심으로 고착된 역사학자의 역할론에 맞선 강만길의 역정을 담았다. 강만길이 역사학의 사회적 역할과 실천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역사학자였음을 20세기 후반 사학사에서 중요하게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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