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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윤종환
저널정보
한국근대문학회 한국근대문학연구 한국근대문학연구 제26권 제1호(통권 제51호)
발행연도
2025.4
수록면
105 - 142 (38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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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구상의 시와 세계관에 대한 이해는 1950년대 전쟁 비극과 휴머니즘 대 1980년대 가톨리시즘으로 양분돼 왔다. 이 양상은 제2시집(1956)과 제3시집(1981)의 출간 시차를 비롯, 시인의 정체성 탐구가 전쟁 체험자와 교도에로 구조화된 데서 기인한다. 기존의 접근법이 결코 틀린 방식은 아니나 충분하지는 않다. 구상 시의 중요 특질이라 할 수 있는 ‘연작시’의 형식을 고려컨대 그 실험이 1950년대 「초토의 시」-1960년대 「밭 일기」-1970년대 「강」 (그리스도 폴의 강)으로 꾸준히 전개됐으며, 이 강박을 관통하는 내적 논리가 80년대 작품이 종교적·형이상학적 극단으로 가는 데에도 관련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고는 1950-70년대 초기 연작시를 다시 읽으면서 구상 문학의 미적 정치성을 역사화한다.
오랫동안 「초토의 시」는 ‘민족 비극인 전쟁과 그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는 인간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 시라 평가됐다. 이는 참혹한 현실을 극복·초월할 수 있는 인간의 내재적 힘과 범재신론적 본질에 주목하는 휴머니즘적 사유에 기인한다. 그러나 휴머니즘만 고무적으로 작용될 수 없는 전후(戰後) 현실과의 호흡으로 쓰인 이 연작에는 초토(焦土)를 만든 인간에 대한 비판, 그 현실에 대한 불신과 불화, 절망을 초래한 인업(因業)에의 사유가 보다 강하게 드러난다. 특히 시적 주체는 전쟁에 무지(無知)한 어린 존재자들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듯하나, 인연생기에 따라 그 감각과 판단에는 기험자의 지(知)가 작동하므로 그 희망은 사실 고통과 슬픔을 동반한다는 무지지미(無知之美)의 역설과 마주한다. 결국 비가역적이며 인과론적인 세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 ‘나’는 그 인업의 고통을 투사·전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자연으로 눈을 돌린다.
그리하여 도착한 「밭 일기」의 ‘밭’에서 인간은 종(從)이 되고 밭이 주(主)가 되며 인간중심주의가 전도되는 듯하나, 주체는 끊임없이 자연에 트라우마를 투사하는 자아를 발견하며 자연이 인위(人爲)를 표백하는 유토피아가 될 수 없음을 인식한다. 이에 주체는 밭에 불을 질러버리는 위악(僞惡)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 화전(火田)의 이미지-모티프는 1) 죽은듯 보이는 땅에 불을 질렀을 때 역설적으로 땅의 생명력이 약동한다는 물리(物理), 2) 전후 피난민이 이동식 화전농업에 기대어 삶을 살아낸 현실적 힘, 3) 전쟁 당시 군(軍)의 초토화 작전인 청야전술(淸野戰術) 이후 초래된 무주공산(無主空山)에의 실날 같은 희망 모두로 중층작용하며, 이는 곧 ‘초토’가 ‘밭’으로 이어지는 연작시의 형식적 흐름과 공명한다. 전소(全燒) 이후 새로 구성된 문학세계에서 주체는 인위와 관계 없이 생명력을 영속화하는 「강」으로 시선을 옮기는데, 그때부터 그가 인간과의 관련 없이도 시공을 초월하는 ‘완전-개방’의 대상인 강에 매료돼 그 본질에 접속하려는 형이상학적 태도를 열어젖힘으로써 1980년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본고의 분석은 구상의 시세계를 맥락화하는 데에 기여하며, 초토(焦土)와 무주공산(無主空山)이 인간중심주의가 초래한 비극적 현실을 재현하는 공간만이 아니라 전후의 리얼리티를 껴안으면서도 생명이 약동하는 중층적 운동 공간이 되게 하는 문학적 실천의 언어임을 보여준다. 이 언어-정치성은 구상 자신의 시론과도 관련있는데, 특히 시인의 포에틱딕션이 정지와 운동의 변증법을 통해 존재의 새로운 변이 가능성을 포착하는 세계에의 언어라는 특성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목차

1. 선행연구 검토 및 문제 제기 : 구상 시의 특질로서의 연작시와 그 내용형식
2. 초토의 시 : 인간중심주의 비판과 무지지미(無知之美)의 역설
3. 「밭 일기」와 「강」 : 초토(焦土)와 무주공산(無主空山)에 대한 전유
4. 결론 및 의의 : 생명의 약동과 존재 변이의 가능성을 포착하는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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