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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이 글은 재일조선인 작가 1세대에 속하는 정승박의 연작소설인 「벌거벗은 포로」와 「지점」, 그리고 「전등불이 켜 있다」에 나타나는 교통체계에 주목하여, 그것을 폭력적 국가주의에 대항하는 비국민 주체의 저항적 수행성으로 분석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제국주의 일본의 국민국가 건설 과정을 표상하는 철도의 모빌리티에 주목한다. ‘승덕’이 제국의 팽창을 위해 탈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호송되는 경험은 폭력적 수용과 이동이라는 제국주의적 (임)모빌리티이며, 그것은 승덕이 호성되는 화차의 철도 노선으로 가시화된다. 이후 승덕이 자신의 호송 경로를 탈주 경로로 역이용하면서 제국의 철도 네트워크는 저항적 수단으로 전복된다. 다음으로 자전거를 매개하여 발생하는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정승박 소설이 간직한 특유의 네이션에 대한 감각을 분석한다. 정승박 소설 속에서 자전거는 호혜적 관계와 암거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매개물로 등장한다. 자전거의 이동성은 승덕과 주변 인물들이 쌓아가고 때로는 와해되기는 하는 연대 감정을 표면화함으로써 단일한 에스니시티에 그치지 않는 근대 이후의 네이션이라는 공동체의 윤곽을 확장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제국의 질서에 포섭되지 않으려는 최후의 수단인 배의 이동성을 고찰한다. 피식민자의 현재가 직면한 제국주의 질서를 전복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서 승덕으로 표상되는 비국민 마이너리티가 암시하는 해방적 이동의 맥락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이 글은 정승박 소설에 나타나는 ‘비국민’ 주체가 자신을 배제하고 종속시키는, 요컨대 ‘국민 되지 못하는’ 국가의 질서와 충돌하는 저항적 이동이야말로 정승박의 전쟁체험 서사의 유의미한 지점이라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그리하여 제국과 식민의 경계가 뒤섞인 총동원체제의 막바지 시기에서 조선인이 국가를 상상하는 방식을 짐작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이 글은 정승박 소설에 나타나는 ‘비국민’ 주체가 자신을 배제하고 종속시키는, 요컨대 ‘국민 되지 못하는’ 국가의 질서와 충돌하는 저항적 이동이야말로 정승박의 전쟁체험 서사의 유의미한 지점이라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그리하여 제국과 식민의 경계가 뒤섞인 총동원체제의 막바지 시기에서 조선인이 국가를 상상하는 방식을 짐작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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