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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1900년 상해 예수회가 간행한 『고려치명사략(高麗致命史略)』은 샤를르 달레의 『한국천주교회사』 중국어 번역본으로, 다수의 오류로 인해 사료적 가치가 낮게 평가되어 왔다. 본 논문은 이 책의 번역 의도, 출판 배경, 그리고 서술 방식의 특징을 분석하여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의와 연구 가능성을 새롭게 조명한다. 『고려치명사략』은 원전을 선택적으로 번역하면서도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과장되고 극적인 방식으로 서술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의화단 운동이라는 박해 상황 속에서 중국 신자들을 격려하려 했던 번역가 심칙관(沈則寬)의 명확한 목적과, 예수회의 교육적 수사학 및 성인전과 연극을 활용하는 문학적 전통이 반영된 결과이다. 특히 조선의 조상 제사나 특정 인물의 배교 과정 묘사 등은 유교적 윤리를 고려하여 중국 독자들의 상황과 감정에 호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변용되었다. 결론적으로 『고려치명사략』은 단순한 오류의 문제를 넘어, 19세기 말 동아시아 천주교의 정황, 상해 예수회의 선교 전략, 그리고 유교적 맥락 속에서의 문화 번역의 복잡한 양상을 드러내는 중요한 텍스트이다. 또한, 이 텍스트는 상해 예수회와 한국 천주교회 간의 간과되었던 연결고리를 탐색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본문·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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