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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지난 2024년 12월 3일 현행 헌법상 초유의 비상계엄선포 사태로 대한민국은 위로부터의 충격적인 헌법파괴 시도를 경험하였다. 헌법재판소가 2025년 4월 4일 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을 선고함으로써 사태가 일단락되었으나, 대한민국이 경험한 4개월 남짓의 헌법적 위기는 한국 헌법학에 중대한 과제를 남겼다. 본 연구는 1952년 부산정치파동에 비추어 12・3 비상계엄사태를 살펴봄으로써 ‘국헌문란’의 행위로 부터의 ‘헌법의 수호’라는 논제의 역사적 문맥과 현재적 의미를 고찰하고자 시도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1953년 제정된 형법 제91조의 입법배경과 그 의미이다. 이 조항 도입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제2대 국회의원 엄상섭의 글과 행적에 비추어 볼 때, ‘국헌문란’을 정의하는 이 조항은 1952년 비상계엄 선포와 계엄군의 국회 투입을 통해 헌정의 권력분립을 파괴하고자 한 ‘부산정치파동’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그 의미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헌정사적 배경에 비추어 볼때 군통수권자이자 국가원수인 대통령은 내란죄를 범할 수 없다는 일각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임이 분명하다. 역사적 반추를 기초로 내란죄와 탄핵심판의 쟁점들을 상호 참조할 때, 헌법의 수호라는 논제를 다음과 같이 구체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첫째, 우리 헌정사에 비추어 볼 때 위로부터의 헌법파괴는 초창기부터 헌법수호의 초점이 되어 왔으며 여전히 그러하다는 것이다. 둘째, 수호의 대상이 되는 ‘헌법’은 헌법의 개별규정 차원이 아닌, 헌법질서의 중핵으로서 이해되어야 하며 그것은 내부의 ‘적’과 대비하여 정체성을 획득하는 것과 먼 다원적 입헌질서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 제도적 차원에서 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계엄하의 헌법개정 금지 등 개헌절차의 설계를 통해 헌법의 수호를 강화하는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70여 년 전 전시 신생공화국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회고가 헌정적 충격을 극복하고 입헌민주주의의 조건들을 점검하는 공동의 작업에 보탬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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