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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본고의 목적은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의 ‘몸의 사용’ 개념과 그 에 관한 논의가 함의하는 근본적인 ‘삶의 양식’을 바오로의 사상을 통하여 신학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조명하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하여 본고는 먼저 아감벤의 『몸의 사용』(L’uso dei corpi, 2014)에 나타난 ‘사용’의 철학적 그 리고 신학적 의미를 바오로가 1코린 7,21에서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논할 때 언급한 “잘 이용하십시오”(μᾶλλον χρῆσαι)와 연관지어 분석한다. 아감벤 에 따르면, 여기서 ‘사용’은 메시아적 의미를 지니며, 특정한 신분이나 대상에 고정되지 않은 채 ‘완성’을 향하여 개방된 ‘순수한 가능성’으로서의 삶의 양식을 가리킨다. 한편, 이러한 사용 개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인-노예의 이분법적 구별에 대한 대안적 이해를 도모할 수 있게 한다. 곧 그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몸을 사용하지만 그 ‘주체’는 될 수 없는 ‘노예’ 개념에 내재한 모순과 관련되며, 이 모순은 역으로 법적 체제를 전복할 수 있는 ‘가능성’ 또는 ‘힘’을 내포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몸의 사용은 자기 자신의 사용이라는 고대의 스토아적인 사상과 맥을 같이 하며, 결국 ‘자기 자신의 사용’ 또는 ‘삶의 사용’이야말로 ‘자신’이라고 하는 어떤 존재론적 통찰로 연결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고는 자기 자신의 근본적인 사용으로서의 삶, 곧 메시아적 삶의 양식의 실천적, 윤리적 차원을 모색하기 위하여 아감벤의 현대 예술에 대한 비판을 살펴 본다. 그에 따르면 현대 예술이 가지는 경향과 그 한계는 예술가(주체)의 삶이 작품을 대체하는 데에 있으며, 이러한 과도한 자의식은 ‘탈주체’ 또는 ‘익명성’의 윤리학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을 통하여 극복될 수 있다. 결론에서 본고는 아감벤의 ‘탈주체적 윤리학’이 가지는 한계를 마르코 복음 12,41-44에 드러난 보다 근본적인 삶의 양식과의 대비를 통하여 드러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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