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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본고는 한국과 중국의 호수시를 대상으로 ‘호’를 시제에 포함한 한국시 2,280수와 중국시 263수를 분석하였다. 구글 지도로 시각화한 결과, 중국의 호수시는 장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 분포가 두드러졌으며, 특히 태호는 특정 연작시의 영향으로 빈번히 등장했으나 실질적으로는 동정호가 가장 큰 상징성을 지니는 호수로 기능하였다. 이에 비해 한국의 호수시는 한강 유역을 세분하여 다양한 공간을 설정하고, 석호·저수지 등도 호수적 경관으로 인식하는 폭넓은 공간 감각을 보였다. 바이그램 분석에서는 양국 모두 ‘不知’, ‘千里’ 등 『전당시』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다만 거리 감각 표현에서 중국은 ‘千里’를, 한국은 ‘十里’를 선호하는 차이를 나타냈다. 이를 바탕으로, 본고는 벼슬길의 고난, 은일생활의 추구, 이별의 정회라는 네 주제로 양국의 호수시를 비교하였다. 벼슬길을 노래한 시에서 중국 문인은 적극적으로 관직에 나아가기보다 천거를 기다리는 태도를 보였고, 한국 문인은 실패의 원인을 스스로의 부족함에서 찾는 내면화된 정서를 드러냈다. 은거의 공간으로서 호수는 중국에서는 여전히 국가에 대한 관심과 복귀의 가능성을 품은 장소였으나, 한국에서는 그 배경이 되는 공간 자체의 의미화가 강조되었다. 이별을 다룬 시에서는 중국이 자기 감정을 중심에 둔 자의식적 표현을 보인 반면, 한국은 떠나는 이를 배려하는 정서가 두드러졌다. 이러한 양상은 동일한 호수라는 경관일지라도 문화적 수용과 정서적 해석의 층위에서 서로 다른 의미로 변용됨을 보여주며, ‘트랜스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호수시는 중국의 형식과 정서를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도 토착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감수성에 맞추어 재구성한 결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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