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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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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판례연구회 형사판례연구 형사판례연구 제3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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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전문법칙은 전문증거의 지각·기억·서술·정직성 측면에서의 신빙성 취약점을 법정에서 검증할 수 없다는 점을 주목하여 전문증거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고 보아 그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법칙이다. 다만 전문증거라 하더라도 증거사용의 필요성,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 사후적 검증가능성의 세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 여러 예외사유의 요건으로 규정되어 있는 ‘특신상태’는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 개념은 모든 예외사유에 걸쳐 동일하지만, 각 예외사유마다 나머지 두 요소인 필요성과 사후적 검증가능성의 고려 여부가 달라지므로, 예외사유별로 특신상태 요건이 충족되기 위해 요구되는 특신성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은 2024. 4. 12. 선고 2023도13406 판결에서 전문법칙의 예외 인정은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종래의 태도를 재확인하였다. 이는 전문법칙에 의한 증거능력의 문턱을 상당히 높게 설정하겠다는 판단으로 읽을 수 있다. 또한 대상판결은 제314조가 제312조, 제313조에 비해 보다 중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이라는 태도 역시 재확인하였는데, 이는 예외인정의 근거 중 사후적 검증가능성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서 대상판결은 필요성 요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제314조의 특신상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법정에서의 반대신문 등을 통한 검증을 굳이 거치지 않더라도 진술의 신빙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제314조의 예외사유의 고유한 요건인 필요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위 판시가 필요성 요건을 무시한 채 제314조의 특신상태 요건에 요구되는 특신성의 정도를 제315조 제3호의 수준으로 요구하는 취지라면 이는 타당하지 않다.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증거능력의 판단주체와 종국적 증명력의 판단주체가 동일하므로, 증거능력 없는 증거에 노출되어 영향을 받을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신상태 판단에 공소사실의 실체와 관련된 진술 내용은 참작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그러한 진술 내용에 부합하는 보강증거 역시 참작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종래 진술의 내용과 보강증거를 무제한으로 고려하는 태도를 취해 왔고 이는 대상판결에서도 마찬가지이나, 이는 타당하지 않다. 한편 대상판결은 ‘특신상태에 대한 증명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이는 곧 법정에서의 반대신문 등에 의한 검증을 거치지 않아도 신빙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으나, 이는 특신상태에 대한 ‘증명의 정도’와 특신상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요구되는 ‘특신성의 정도’를 혼동한 것으로서 타당하지 않다. 또한 특신상태는 필연적으로 규범적 평가를 요하는 개념으로서 증명의 대상이 되는 것은 특신상태 그 자체가 아니라 특신성 판단의 근거자료가 되는 구체적 정황사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있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문제된 유서는 원진술자가 사망하여 그 진술을 확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소사실에 대한 유일한 직접증거로서 증거사용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 이처럼 필요성의 정도가 매우 높은 만큼 제314조의 증거능력 인정을 위해 요구되는 특신성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이 사건 유서의 특신성을 지각·기억·서술·정직성 측면에서 평가해 보았을 때, 제반 정황상 필요성 요건의 도움 없이 증거능력을 인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필요성이 매우 높다는 점까지 함께 고려하면 증거능력의 문턱은 넘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대상판결이 증거능력을 부정하며 근거로 든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설령 이 사건 유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더라도 제출된 증거만으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되고, 그런 점에서 항소심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의 결론은 지지할 수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이 이 사건 유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것은 증거사용의 필요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서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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