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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본고는 王韜(1828-1897)의 『海陬冶遊錄』을 대상으로 청대 후기 지식인이 전통적 글쓰기를 활용하여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는 과정과 기녀 이미지 표상의 전환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海陬冶遊錄』은 기존 장르인 ‘청루필기’의 전통을 상당 부분 계승했지만, 이를 활용하거나 전용하여 ‘상해’라는 낯선 공간을 해석했고 새로운 문인 정체성과 시대의식을 표현했다. 텍스트 속 화자는 도시의 관찰자이자 비평가였고, 청루를 직접 경험한 狎客이기도 했다. 그리고 역할에 따라 그의 음성은 확연하게 달라진다. 우선 상해의 청루 관련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듯한 도시의 관찰자가 등장한다. 그는 상해 기루와 기녀들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면서 상해가 전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군집하는 메트로폴리탄적 공간이며, 통일된 문화적 표준이 존재하지 않는 곳임을 드러낸다. 반면 ‘문명비평가’로서의 화자는 종교적 비유를 활용하여 상해의 물신주의와 새로운 권력 관계를 비판했고, 이 대도시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예측하였다. 하지만 개별적 기녀와의 관계에서 그는 시종일관 자기 연민과 패배주의적 비애를 표현한다. 그는 이를 통해 과거 청루필기가 만들어 낸 ‘과거’와 ‘향수’를 포착했고, 여기서 위안을 얻는다. 왕도나 그가 묘사한 상해 기녀 모두 상반된 두 세계의 경계에 머물고 있던 임시적인 체류자였다.
본문·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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