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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본 연구는 일제강점기 종교운동과 민족의식의 상관성에 주목하여 기존의 민족 운동사 연구가 무장 투쟁이나 사회주의운동, 실력양성론 등 정치 ․ 사회적 차원에 집중해 온 것과 달리, 종교운동이 민족의식 내면화와 항일 실천에 기여한 과정을 분석한다. 일제는 종교에 대해 분리 ․ 탄압 정책을 펼치며 민족종교를 유사종교로 규정하고 조직과 실천을 약화하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불교, 천도교, 대종교 그리고 보천교 등은 민족적 정체성 고취와 저항정신의 함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 항일운동의 동력을 제공했다. 3.1운동을 비롯하여 종교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항일운동에 참여했으며 교회, 사찰, 교단 조직은 민중 계몽과 공동체 결속, 교육 운동, 구호, 비밀결사 등 저강도 동원 체계로 기능했다. 기독교의 신사참배 거부 운동, 불교의 개혁, 천도교와 대종교의 민족 교육 · 독립 자금 지원, 신흥종교의 공동체 운동 등은 모두 신앙을 민족적 저항의 동력으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였다. 그중에서도 기독교의 종말론 신앙은 단순한 피안주의(彼岸主義)가 아니라 제국 권력의 영속성을 상대화하고, 신앙의 양심을 ‘예배 주권’이라는 공적 윤리로 가시화하며 저항을 정당화하는 신학적 자원으로 작용했다. 일제는 이러한 민족종교를 체제 위협으로 인식하고 각종 법령을 통해 강도 높은 통제를 시도했다. 하지만 교리적 내면화(규범)와 실천적 조직, 매체와 의례를 통한 저항 담론 형성은 민족의식을 내장(內藏)과 외연(外延) 구조로 전환하며 장기적 항일운동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일제하 종교운동은 단순한 신앙적 위안에 그치지 않고, 민족의식 형성과 항일 저항의 지속적 기반을 제공했다. 이는 종교가 규범, 조직, 담론의 층위에서 민족운동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하였음을 보여주며, 오늘날에도 종교의 사회적, 공공적 책임 논의의 귀중한 역사적 근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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