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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공자가 언급한 ‘辭達’은 宋代 이후 성리학자들에게 道學과 文章의 관계에 대한 핵심적 논제로 주목되었다. 사달에 대한 조선시대 문인들의 논의는 대부분 조선 후기에 집중되고 있는데, 조선 중기 문장 사대가들을 통해 사달에 대한 기초적 이해를 살펴보면 조선 사회에 성리학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사달에 대한 논의가 분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신흠은 도학과 동등한 비중으로 문장의 가치와 기능을 중시했는데, 이는 송대 성리학자들이 사달을 문장에 대한 도학의 우위로 해석한 것과 일정한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理勝辭達이라는 평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정구의 문장은 문장의 순수한 가치보다 도학에 더욱 방점을 두었다. 장유는 덕행과 함께 그 사람을 후세에 전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문채의 결과물로서 문장이 함께 겸비되어야 문질빈빈의 군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장유의 사달에 대한 이해는 문장이 도학과 함께 서로의 쓰임이 된다는 ‘相用’으로 정의할 수 있다. 반면 이식은 성리학에 대한 집중을 토대로 주희를 비롯한 송대 성리학자들과 동일한 논의 선상에서 공자의 사달을 이해했다. 이식은 현실에서 여러 개인들이 취향과 재능에 따라 다양한 문장을 짓는 것을 그 자체로 인정하면서도 결국에는 도학에 기반한 육경을 따라야 한다는 최종 결론으로 마무리하는 성리학의 이일분수 관점에서 사달을 이해했다.
신흠과 이정구에 대한 송시열과 김창협의 평가를 통해 ‘수식’과 ‘이치’라고 하는 문장과 도학의 무게 중심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조선 중기에 시작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기는 장유와 이식의 사달에 대한 이해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다. 신흠과 장유가 문장의 독자적 가치를 긍정하는 방식으로 공자의 사달을 이해했던 모습은 조선 전기부터 지속되어 왔던 문장의 가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이정구와 이식처럼 도학의 절대적 가치 우위를 통해 공자의 사달을 이해하는 모습은 성리학이 조선 사회에 점차 그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며 등장한 새로운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중기 문장 사대가의 사달 논의를 통해 조선 사회에 사상적 지형의 변화가 문장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인식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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