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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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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구비문학회 구비문학연구 구비문학연구 제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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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흔히 4・3 구술은 “누가 죽였다”는 사실보다 “누가 죽었다”는 사실이 더 많이 전승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레드 콤플렉스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지만 한국형 제노사이드의 대량학살 메커니즘이 만들어낸 무차별적, 무식별적 죽음 앞에서 누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낱낱이 전승함으로써 4・3의 억울한 죽음을 위무하려는 애도 정치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행금지 시간에 이루어진 집단학살은 시신을 바로 찾을 수 없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시신의 수습과 매장의 전 과정이 죽음의 애도 정치가 되었다. 시신을 수습할 때는 신원 확인이 중요했는데 구술자들이 유해에서 ‘얼굴’을 알아보았다는 사실은 특기할 만하다. 4・3 구술에서 얼굴은 자신을 찾으라는 명령을 내린다. 누군가 그 해골에서 얼굴을 알아봐 주지 않는다면 얼굴의 주인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시신을 매장할 때는 가묘, 천묘, 합묘, 헛묘 등 다양한 방식이 동원되었다. 이는 죽은 자를 온전히 매장하기 위한 분투의 흔적을 보여주는데 매장이 되어야 그 묘지 앞에 비석이 세워지고 산 자가 죽은 자를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매장이 망자의 죽음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간혹 망자는 심방의 공수, 꿈, 빙의 등을 통해 다시 살아온다. 4・3 구술에서 죽음의 애도 정치는 결코 완결될 수 없다. 그것은 유예되고 지연되면서 점차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너’의 상실이 ‘나’의 상실을 불러일으키며 따라서 ‘너’와 ‘나’는 근원적으로 서로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지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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